상장사들 주총서 '너도 나도 NFT' .. 테마성 재료 활용 우려도

이인아 기자 2022. 4. 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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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투자 열기에 신사업 진출 확대
"가격 조작·자금 세탁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국내 상장기업들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대에 NFT 활용 가치가 부각되면서 미래 먹거리로 NFT 제작·판매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본업과 연관성이 낮거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도 NFT 키워드를 테마성 재료로 이용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일러스트=이은현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2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26개 등 총 28개 상장기업이 주주총회에서 NFT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사업 정관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기업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 이외에 신규 사업을 진행하려면 사업 목적을 변경해야 한다.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다고 해서 해당 사업을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인 셈이다.

코스피 상장사는 플레이그램(009810), 에이엔피(015260) 등이 NFT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사업 목적을 변경했다. 이어 아이티센(124500), 초록뱀컴퍼니(052300), 알체라(347860), 엔에스엔(031860), 바른손이엔에이, 브이티지엠피(018290), 케이티알파(036030), 초록뱀미디어(047820), 셀바스AI(108860), 상상인(038540), CJ ENM(035760), 줌인터넷(239340), 제일제강(023440),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 KMH(122450), 글로벌텍스프리(204620), EMW(079190), 래몽래인(200350), 자이언트스텝(289220), 판타지오(032800), 한국테크놀로지(053590), 티사이언티픽(057680), 메디콕스(054180) 등 코스닥 상장사 26개가 NFT 사업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희소성, 유일성의 가치를 부여한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 이미지, 사진, 디지털 예술품, 게임 아이템 등을 토대로 NFT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NFT는 엔터·게임주에 한정된 화두였다. 두나무가 NFT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JYP Ent. 지분을 인수하거나 하이브와 지분을 교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엔터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곤 했다. 크래프톤, 넷마블, 네오위즈홀딩스 등도 돈 버는 게임을 의미하는 P2E, NFT 등을 미래 먹거리 키워드로 잡은 바 있다.

최근엔 NFT가 특정 산업을 넘어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여러 상장 기업들이 관련 사업 추진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선 상장 기업으로부터 가상자산, NFT,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른바 사업 아이템을 붙이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전언이다.

한 IR업계 관계자는 “주로 이미지·캐릭터를 NFT로 제작해 판매하는 방향이며, 투자 대비 당장 매출이 나는 게 가능하고 다시 판매될 때마다 일정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점을 내세워 홍보한다”며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시리즈가 수억원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신사업 아이템으로 탐낼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특별한 비용 투입 없이 현재 사업에 NFT를 더해 진행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며 “최근엔 외부 투자자들이 NFT, 블록체인, 코인 등 사업 추진하라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 영위하던 사업과 무관하거나 재무상태가 악화한 기업들도 NFT 사업에 뛰어들어 반짝 테마성 재료로 소모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올해 NFT 사업 진출을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 중 초록뱀컴퍼니는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메디콕스도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 당기순손실 23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53.57%로 나타났다.

자이언트스텝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초록뱀미디어, 제일제강, 알체라는 2년 이상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에이엔피는 연결기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엔에스엔은 연결 기준 6년 연속 적자 상태다. 판타지오, 한국테크놀로지는 6년 연속 당기순손실 기록했다. 글로벌텍스프리, 지난해 영업손실 114억원, 당기순손실 55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EMW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하온누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NF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법 제도는 미비한 수준이다”며 “NFT 거래 방법은 대부분 경매로 진행돼 가격 조작이 쉽고, 익명성으로 인해 자금 세탁 수단으로 이용될 위험도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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