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판 허드슨 야드의 꿈..세운상가 인근, 민간 개발로 대변신 가속화

정순우 기자 2022. 4.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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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방치 종로·을지로 일대 '뉴욕 허드슨야드'처럼 바뀔까

글로벌 대도시의 성공적인 재개발 사례를 분석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지가 공존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와 일본 도쿄의 마루노우치가 대표적이다. 두 곳 모두 낡은 구도심을 대규모로 재개발해 초고층 오피스 빌딩과 공동주택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낡은 시가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는 것은 물론, 도시 전체의 경쟁력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개발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제공해 민간이 개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낡은 저층 건물과 공사 중인 신축 주상복합‘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세운지구 일대는 2006년부터 전면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서울시가‘보존 중심’으로 정비 전략을 바꾸면서 10년 가까이 방치됐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취임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서울에도 허드슨야드나 마루노우치 같은 도심 내 주거·업무 복합지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종로와 을지로 일대는 상권 활성화나 주택난 해소 차원에서 하루빨리 재정비해야 할 지역으로 꼽힌다. 이 일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보존 중심의 정책을 펴면서 10년 가까이 사업 진척이 더뎠다. 하지만 세운지구 개발을 처음 계획했던 오세훈 시장이 작년 4월 다시 취임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판 허드슨야드’ 세운지구

을지로, 종로 일대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라는 이름으로 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낡은 저층 주택과 상가를 헐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업무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과거 2006년 공약으로 내걸고 시작했던 사업이다. 순조로운 개발이 예상됐지만, 박원순 전 시장이 2012년 세운상가 철거 계획을 취소하면서 구역들이 쪼개졌고 일부는 해제됐다. 전면 재개발이 도시재생으로 바뀌면서 철거 예정이던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일대에는 공중 보행교가 건설되고 있다.

세운지구는 입지 측면에서 서울 최고의 요지로 꼽힌다.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지역 중 하나인 광화문과 관광 중심지 동대문을 연결하는 구역이다. 남산터널이 가까워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용산이나 강남으로 이동하기도 편하다. 이런 입지 조건 때문에 많은 도시계획 전문가는 보존보다는 개발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 시장 역시 세운지구 개발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세운지구를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도시재생 정책을 비판했다. 지난달 서울시가 발표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는 세운지구를 신산업 허브로 육성하고 ‘남북 녹지축’의 중심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혁신 기업과 녹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모하면 세운지구 일대의 거주 만족도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민간 개발로 활력 불어넣어

세운지구 개발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기업 한호건설그룹은 세운지구 내 14개 구역을 ‘세운블록’으로 묶어 개발하고 있다. 2026년까지 43만9000㎡ 부지에 고급 주거단지, 오피스 빌딩, 숙박시설, 쇼핑센터, 문화시설, 녹지 광장 등을 조성한다.

일부 구역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020년 일부를 분양한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1022가구)은 내년 2월 입주하고, 인근 생활숙박시설(756실)도 지난해 7월 공사를 시작했다. 2019년 4월 완공된 을지트윈타워는 지역 랜드마크가 됐다.

4일부터 생활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756실)의 분양이 시작되고, 이달 말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564가구로 구성된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도 공급된다. 한호건설 관계자는 “세운지구에서 주거, 업무, 문화, 여가가 결합한 새로운 공간을 선보여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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