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 vs 흑역사 삭제..돌아온 싸이월드 'ㄱi억ㄴrㄴi?'

김미주 기자 2022. 4. 3. 12: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월 2일 싸이월드제트 서비스 재개
일부 설치·가입 오류로 접속 못해
"일주일 정도 오류 지속할 수있어"

‘추억의 토종 SNS’ 싸이월드가 2년6개월 만에 싸이월드제트로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일부 스마트폰에서 앱 설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갖은 오류로 로그인에 실패한 이용자가 속출해서다. 싸이월드제트는 일주일 정도는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 설렌 마음으로 ‘세기말 접속’을 학수고대했던 유저 사이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싸이월드 앱 로그인 첫 화면. 미니룸과 미니미가 깜짝 등장해 이용자들의 접속을 재촉하고 있다. 싸이월드 앱 화면 캡처


싸이월드제트 손성민 공동대표는 지난 2일 “당초 공지했던 오후 4시42분보다 이른 낮 12시 30분부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싸이월드 앱을 출시했다”고 밝히며 추억 찾기만을 기다리던 그 시절 ‘일촌’들을 조기 소환했다. 4월 2일에 출시를 재개한 것은 과거 4월 2일이 ‘싸이데이’로 통한 것과 연관 있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2000년대 유행의 최전선이었다. 전성기 회원만 3200만 명. 회원가입으로 생성되는 자신만의 미니홈피에서 이용자들은 작은 방(미니룸)과 아바타(미니미), 배경음악으로 고유의 감성을 마음껏 뽐냈다. 이곳에서 결제 수단은 도토리. 서로 친구 추가를 받아들이면 ‘일촌’이 됐고, 꾸밀 수 있는 모든 수식어로 ‘일촌명’을 지어 만천하에 친분을 과시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일촌이 남긴 글을 타고 다른 사람의 미니홈피에 방문하는 일(파도타기)도 놓칠 수 없는 재미였다.

이 뿐만 아니다. 미니홈피를 구성하는 다이어리 사진첩 방명록 등에서는 (2022년 기준) 손발이 오그라드는 세기말 감성이 무한대로 쏟아졌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는 누군가에게는 꺼내 보고 싶은 추억의 ‘유물’이지만 누군가에는 내 인생에서 삭제하고 싶은 ‘흑역사’이기도 하다.

이렇게 첨단 유행을 선도한 싸이월드였지만 2010년께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글로벌 소통 능력을 탑재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등장하자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2019년 10월 웹 서비스를 중단, 지난해 12월까지 몇 차례 앱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불발돼 ‘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명도 썼다.

부침을 겪은 싸이월드제트는 서비스 재개를 위해 지난해부터 3200만 명의 회원, 170억 장의 사진, 1억6000만 개의 동영상 복원 작업을 거쳤다. 과거처럼 미니룸과 사진첩, 일촌맺기, 파도타기 등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싸이월드제트 측에 따르면 2015년 1월 1일 이후 가입한 회원 1800만 명은 정상적으로 사진첩 이용이 가능하지만 그 이전 회원 1400만 명의 데이터베이스(DB)와 사진, 동영상 등은 현재 복원 후 마이그레이션(이전) 작업 중이어서 이달 중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날 싸이월드 서비스가 재개되자 이용자들은 ‘추억 찾기’ 또는 ‘흑역사 지우기’ 등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앱 스토어에 몰려 트래픽 폭주로 그간의 그리움을 표출하고 말았다. 접속에 성공한 사람들은 “미니룸을 보고 울컥했다. 십수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 “오그라드는 추억을 돌려주셔서 감사하다”라는 평을 올리며 자축했다.

하지만 일부 스마트폰에서는 앱 설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로그인 계정이 2개라는 이유로 본인 인증을 하지 못해 접속하지 못한 사람도 많다. 몇 차례 로그인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1시간 뒤 접속하라’는 안내문을 통보받거나 휴면 계정을 해제하다가 오류 페이지만 반복돼 안방에서 발을 동동 구른 이용자도 있다. 게다가 어렵게 접속에 성공하더라도 일촌이 휴먼 회원일 경우 목록에서 아예 볼 수 없는 ‘비극’도 일어났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제트는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가 되지 않는 분이 많은 것은 구글플레이 서버의 문제”라며 싸이월드 앱이나 스마트폰의 기종의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다. 또 “기존 회원에 한해 복수 계정을 허용하지만 복수 계정을 허용하는 정책까지 적용이 안 된 상태여서 로그인을 막아둔 것”이라며 “곧 허용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제트 측의 말을 종합하면 서버 안정화까지 일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