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우익 협박 속 '평화의 소녀상' 7년 만에 도쿄에서 선보여

일본 도쿄에서 우익의 협박 속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7년여 만에 공식 전시됐습니다.

'표현의 부자유전·도쿄실행위원회'는 도쿄도 구니타치시에 있는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를 개최했습니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평화의 소녀상 외에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 '원근을 껴안고' 등이 전시됐습니다.

'원근을 껴안고'는 히로히토 일왕의 모습을 담은 실크스크린 작품이 불타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 작품입니다.

아울러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도비' 등 한국 관련 작품도 다수 소개됐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이 도쿄에서 열린 것은 2015년 1월 이후 7년 3개월 만입니다.

당초 실행위는 지난해 6월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민간 전시장에서 이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우익 단체의 방해와 협박으로 전시장 측이 장소 대여에 난색을 보여 연기해야 했습니다.

연기 후 10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전시회는 공공시설에서 관련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속에 열렸습니다.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니타치시와 전시시설 관리 측에는 총 100여 건에 달하는 항의 전화와 메일이 쇄도했습니다.

우익 단체들은 전시장 주변에서 차량과 확성기 등을 동원해 소음을 내는 등 방해 시위를 했습니다.

일부 우익 인사들은 차량으로 전시장 주변을 돌다가 기습적으로 차량에서 내려 전시시설 진입을 시도했지만, 전시장 주변에 배치돼 있던 경찰에 의해 저지됐습니다.

표현의 부자유전은 평화의 소녀상과 히로히토 전 일왕을 조롱하는 작품이 전시된다는 이유로 일본 우익의 지속적인 협박과 항의에 시달려 왔습니다.

오카모토 공동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전시회가 협박으로 개최되지 못하면 일본의 민주주의와도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도 전시회를 계속 개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현 기자teddyki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