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가 말한 김태형.."내가 선밴데 욕하고 그랬다니까"

김민경 기자 2022. 4. 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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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철순, 김형석, 홍성흔, 더스틴 니퍼트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상상해보세요. 째려보면서 내가 한참 선밴데 욕하고 그랬다니까."

두산 베어스 레전드 투수 박철순이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후배 김태형을 떠올리며 웃었다. 박철순과 김형석, 홍성흔, 더스틴 니퍼트 등 두산 레전드 4명은 창단 40주년을 맞이해 2일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박철순은 1980년대, 김형석은 1990년대, 홍성흔은 2000년대, 니퍼트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전설로 뽑혔다. 4명의 전설들은 이날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홈개막전에 함께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잠실을 찾은 레전드들을 추억하며 "(홍)성흔이는 시간이 오래 되지 않았고, 두 분(박철순, 김형석)은 감회가 새롭다. 박철순 선배는 나와 룸메이트도 했고, (김)형석이 형은 초, 중, 고등학교 선배다. 어릴 때부터 나를 많이 챙겨주셔서 그런지 남다르다"고 했다.

박철순은 김 감독과 특별한 추억(?)을 되돌아봤다. 그는 "선수 말년 때, 내가 은퇴할 때까지 (포수로) 내 앞에 앉았던 분이다. 내 바로 밑에 후배가 김형석이었다. 같이 소주 한 잔 할 때면 (김태형 감독에게) '자네 은퇴하면 정말 좋은 지도자가 될 거야' 그랬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투수로 봤을 때 투수 리드도 잘했지만, 포용력이 있었다"고 젊은 시절 김 감독을 먼저 회상했다.

이어 "나이 먹고 힘들어할 때였다. (김 감독이) 타임을 걸고 마운드에 올라와서 내가 한참 선밴데 욕하고 그랬다. 째려보면서. 41살 고령인데 얻어터지고 사구를 남발하면 '몸이 안 좋으세요?' 이렇게 묻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런데 '던지기 싫어요?'해서 '아니야…' 한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미안한 포수였다. 투수는 포수한테 그런 미안한 감이 있다. 그정도로 선수 때부터 포용력과 지도력이 있었다"고 덧붙이며 껄껄 웃었다.

다른 레전드들이 추억하는 김 감독도 비슷했다. 김형석은 "중학교 때부터 같이 봐왔는데, 재미있는 친구였다. 프로에 와서 보니까 포수로서 센스가 남달랐다. 머리가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감독으로도 잘하는 후배 같다"고 이야기했다.

홍성흔은 "공과 사가 분명하신 감독님이다. 엄격할 때는 엄격하시지만, 선수를 관리하고 아우르는 것을 보면 잘하신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고 하는데 그게 정답이다. 머리가 좋으시고, 상대 심리를 잘 이용하시는 게 장점이다. 또 나보다 춤을 더 잘 추신다. 나한테 춤을 가르쳐주신 분이다. 리드감이 엄청 좋으시다. 나에게 '(홍)성흔아 춤이 뻣뻣해' 그런 조언도 해주셨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말을 들은 김형석 역시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잘 친다. 끼가 많은 사람"이라고 거들었다.

최근까지 김 감독을 경험한 니퍼트는 커리어에 주목해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KBO리그 사령탑 최초로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감독이다. 그해 전력 평가가 어떻든 2015년 부임 첫해부터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개근 도장을 찍으며 '명장'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니퍼트는 "기록으로만 봐도 굉장한 감독인 것을 증명했다. 기록을 보면 그대로 답이 나온다.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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