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이달 중순 다시 일상회복 타진
오미크론 대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4일부터 2주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폭 완화해 적용하기로 오늘(1일) 결정했습니다.
방역조치를 모두 해제할 경우 확진자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면서 사적모임 최대인원을 10명으로 2명 더 늘리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을 자정까지로 1시간 연장하는 등 또 한 차례 '점진적 완화'를 택한 것입니다.
이는 지난 2월 18일부터 세 차례 조정을 거치며 방역을 꾸준히 완화해 온 데 이은 네 번째 조정입니다.
그러나 이번 조정 이후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유행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다음 거리두기 조정 때는 '과감하게' 거리두기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거리두기를 더는 연장하지 않고,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언급하면서 "향후 2주간 위중증과 사망을 줄여나가면서 의료체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남아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조치를 다음번에는 과감히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2주 뒤에는 거리두기 '완전 해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선 데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요구가 거센 만큼 다음 조정 시에는 다중이용시설의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큰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 거리두기는 폐지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 2020년 5월 시작돼 거의 2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일 백신 접종 효과로 인해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면서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고 방역조치를 완화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폭증으로 의료체계 붕괴까지 우려되자 결국 지난해 12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했습니다.
오는 18일 계획대로 다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약 반년 만에 다시 '일상회복'을 시도하게 되는 셈입니다.
다만 어렵게 시작되는 일상회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특히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힙니다.
실제 확진자 수는 최근 완만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위중증 환자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사망자도 연일 300∼400명씩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0시 기준 신규 확진자수도 28만273명으로 어제보다 4만여 명 줄었으나 위중증 환자는 1천299명, 사망자는 360명을 기록했습니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의 출구를 조심스럽게 모색하면서도 전례없는 수준의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를 감당해야 하는 엄중하고도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의료대응을 더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늘 언론 통화에서 "4∼5월 코로나19 사망자가 지난 두 달간 사망자보다 더 적게 나올 가능성은 없다"며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을 완화하면 고위험군 사망을 줄일 수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엄 교수는 또 "국내외에서 새 변이가 생길 수 있는데, 방역이 완화된 상태라면 대규모 유행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에 대응해 (변이) 감시 체계를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의료체계 역시 '일상체계'로 점차 전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독감 환자처럼 모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앞서 입원 치료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격리병상이 아닌 일반병상에서 계속 치료받도록 허용한데 이어, 코로나19 확진자도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외래진료센터'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또 위중증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확보하고, 처방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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