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총리' 카드 소멸에 한덕수·김한길 유력 거론..인선 급물살
인선 속도.. 빠르면 이번 주말 발표

윤 당선인이 구상하는 총리 후보는 경제와 외교 전문가, 국민통합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차기 총리 인선과 관련해 “당선인의 머릿속에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다. 그걸 경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는) 경제는 물론이고 이 부분을 각 부처 장관들과 함께 조율하고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런데 그 리더십은 외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경제부총리와 총리를 지낸 뒤 이명박정부에선 주미 대사를 역임한 외교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미 인사청문회를 거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경우 윤 당선인이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단일화에서 약속했던 국민통합 정부 콘셉트에 부합한다. 김 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민주당 대표 등을 맡은 바 있어 새 정부에서 야당과 원만한 관계설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수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며 총리직을 맡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과 합당 후 통합 정당에 뿌리내리고 안착하는 일이 중요한 만큼, 당으로 돌아가 차기 대권을 위한 지지 기반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리 인선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안 위원장이 입장을 정리하면서 윤 당선인은 빠르면 이번 주말 직접 새 정부 초대 총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전날 윤 당선인과 만나 총리직 고사를 전한 자리에서 “‘당선인께서 뜻을 펼칠 수 있게, 본인이 정말 국정 운영 방향에 맞는 좋은 분을 찾으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총리직 제안이 있었냐는 취재진 질문엔 “제가 어제 면담 요청을 해서 먼저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대선 이후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0순위’로 꼽혀 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총리직을 고사하면서 인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미 추천된 인사들에 대한 검증이 한창인 상황에서 막판 변수로 거론돼 온 안 위원장 카드가 완전히 사라지자 이제 남은 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결단뿐이란 말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경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후보군이 크게 관료 출신과 정치인 등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30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안 위원장의 총리직 고사와 관련해 “본격적인 총리 인선도 지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윤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국민의 민생을 저희가 살펴드리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그걸 경제로 표현할 수 있다”며 “다만 총리라는 게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분야에서 각 부처 장관들을 조율하고, 또 거중조정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경제에 중점을 두겠다고 해서 꼭 경제 분야 관료 출신이나 경제인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구상에 따라 국정의 양대 축인 경제와 안보 분야 전문성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로 읽힌다.
윤 당선인은 내주 초쯤 고강도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군에 든 인사 중 한 사람을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직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막판 고심을 이어 가고 있는 윤 당선인은 총리뿐 아니라 내각 주요 장관들, 대통령실 각 수석 등 보직을 빈칸으로 늘어놓고 최적의 조합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경제는 대통령실 경제수석,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로 이어지는 경제 컨트롤타워를, 외교안보의 경우 청와대 국가안보실,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각각 ‘패키지’로 묶어 인선을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경제 분야 관료 출신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총리 후보로 거명된다. 특히 최 전 장관은 한·미협회장직을 맡으며 외교 분야로도 보폭을 넓힌 인물이라 윤 당선인의 구상에도 부합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중 일부가 총리가 아니라 경제부총리 후보군에 들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安, 5년 뒤 차기 대선 도전 확실시… 통합정당서 뿌리내리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30일 새 정부의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히며 “지방선거 (출마) 생각이 없고, 당권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5년 뒤 차기 대권 도전이 확실시되는 만큼 합당을 추진 중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 정당에 복귀해 세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리직을 고사한 이유에 대해 “윤석열 당선인이 본인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드리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고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공헌할 수 있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앞서 대선 본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단일화를 선언하며 공동정부를 약속한 바 있다. 안 위원장이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된 것도 당시 약속으로 내각 구성의 지분이 있어서였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공동정부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자격 있고 깨끗하고 능력 있는 분들을 장관 후보로 열심히 추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리직을 고사한 이유가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의 주식 백지신탁 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문제가 우려스러웠다면 저는 정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가 시작되는 5월10일 전까지는 인수위 업무에 매진한 뒤 이후에는 6·1 지방선거에서 지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안 위원장의 결단과 관련해 “안 위원장이 당에 안착하고 당의 스펙트럼이 넓어져 지방선거에도 기여했으면 한다”며 “(안 위원장이) 당에 가서 무엇을 할지는 과제”라고 전했다.

안 위원장에게도 자신의 세력이 약한 통합 정당에 뿌리를 내리고 안착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년에 선출하는 차기 당대표에게는 2년 뒤 총선을 지휘할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공천권이 걸려 있어 벌써부터 당내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안 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하려면 현재 본인 세력이 거의 없는 국민의힘 내 지지기반을 마련하는 게 시급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혹독한 검증을 벼르는 상황에서 국회 인준 부담 등을 고려해 내각 대신 당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곽은산·김병관·김주영·이현미·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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