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상 첫 연봉 1억 시대 연 게임 빅5.."올해는 파티 없다"

진영태,황순민,김대은 2022. 3. 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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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게임사 내실경영 선언
개발자 품귀에 연봉 54% 올라
영업익 급감에 일괄 인상 안해

◆ IT업계 인건비 쓰나미 (下) ◆

국내 5대 게임사의 직원 평균 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불과 1년 새 53.8%가 오른 셈이다. 반면 이익이 그만큼 늘지 못하자, 5대 게임사가 올해는 내실 경영으로 내부 전략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매일경제가 국내 5대 게임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직원 평균 임금은 2020년 7759만원에서 지난해 1억1931만원으로 늘었다. 5대 게임사는 시가총액 기준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가 해당한다. 같은 기간 5대 게임사 급여총액(주식보상, 보험비, 세금 등 포함)은 6256억원에서 8684억원으로 38.8%나 증가했다. 개발인력 구인난에 게임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재유치 '출혈경쟁'을 벌인 탓이다.

게임업계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5대 게임사의 '2022년 임금·채용·경영전략'을 조사한 결과 모두 올해는 작년과 같은 임금 인상은 안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답했다. 작년처럼 일괄적으로 전 직원 연봉을 대폭 올리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성과에 따른 보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5대 게임사 영업이익률은 2020년 27%에서 지난해 16%로 떨어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작년 4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36.2%를 기록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진영태 기자 / 황순민 기자 / 김대은 기자]

임금 대폭 올렸지만 대박게임 없어…영업이익률 1년새 7%P 추락

'평균연봉 1억' 5대 게임사 올해 바뀌는 경영전략

작년 4분기부터 실적쇼크
성과차등 임금인상 나서고
R&D투자로 내실경영 별러

우수경력직 상시 채용으로
메타버스 등 신기술 육성

고강도 근로문화 개선하고
복지 확대로 인재유출 막아
"비용(인건비·마케팅비)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줄어 내실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파티를 벌일 때가 아니다."

국내 한 메이저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게임업계가 '고연봉 직군'에 포함된 것에 대해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5대 게임사의 직원 평균임금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하는 등 게임산업의 전반적인 위상이 올라가고 있지만 업계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인건비와 반대로 회사가 내는 이익률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4분기부터는 업계 전반에 실적 쇼크 도미노가 이어졌다. 5대 게임사(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는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게임사 실적 하락은 각 회사의 핵심 지식재산권(IP) 경쟁력 약화, 신규 흥행작(킬러 IP) 부재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여기에 인건비·마케팅비 '출혈경쟁'을 벌이면서까지 야심 차게 추진한 신사업이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며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 그간 내놓은 신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적인 수익모델로 증명하지 못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도 일부에선 나온다. 이렇게 되면서 최근 게임사들은 올해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은 줄이되 미래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려 내실 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7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5대 게임사에 '2022년 임금·채용·경영 전략'을 물은 결과 5개사 모두 올해는 작년과 같은 일괄적으로 대폭 올리는 임금 인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과 같은 대규모 임금 인상 대신 개인별로 성과를 측정해 대응한다는 게 대형 게임사들의 임금 전략 기조다. 당장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올해 대규모 임금 일괄 인상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게임사들이 1년 만에 '적극적 인상'에서 '수동적 대응' 형태로 임금 전략을 수정한 것은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국내 정보기술(IT)업계 전반에서 개발인력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나타난 과도한 인건비가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자리 잡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대형 게임사들은 최근 5년간 몸집을 2배 가까이 불리며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 확보전에 불을 붙였다. 이 과정에서 IT업계 개발자 연봉 경쟁을 촉발한 곳 또한 게임사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돈을 쓰는 게임(P2W·돈을 쓸수록 이기는 구조)'에서 '돈을 버는 게임(P2E)'으로 업계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하면서 소위 MBN(메타버스·블록체인·NFT) 인력 영입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올해 게임사들은 대안으로 '핀셋 인재 유치'로 채용 전략을 바꿀 계획이다. 신입급을 채용하는 정기 공채와는 별개로 우수 경력직을 모집하는 상시 채용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영입하는 것이다.

복지와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 전략도 나온다. 2030(MZ)세대가 많은 게임사 특성상 차별화된 복지를 제공하며 내부 인원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펄어비스는 아예 사내복지제도 공모전을 열어 내부 의견을 모아서 맞춤형 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도 개발자를 붙잡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연봉 인상에 동참하고 사내 복지를 높여왔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수년 전 '크런치모드' 논란으로 게임사 개발자에 대한 선입견이 아직 있다"며 "임금과 복지 개선으로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크런치모드'는 게임 개발 기간이나 게임 출시일을 앞두고 시간외 집중 근무로 과로사에 노출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IT업계 전반의 개발인력 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개발인력의 해외 유출도 경계 대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전환(DT)이 전 세계 기업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개발자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이 DT에 속도를 내면서 2030년까지 최대 79만명의 개발자 부족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테크기업을 표방하는 스타트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도 개발자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게임사들은 개발인력 부족이 장기화할 것을 예상하고 아예 비전공자 출신을 개발자로 뽑아 교육시키는 중장기 대응에도 나섰다.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자체 임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발자 구하기가 쉽지 않고, 핀테크 회사가 게임 개발인력을 빼간 것이 타격이 컸을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게임 관련 규제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는 인력도 늘릴 필요가 있어 당분간 게임업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순민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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