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7일' 때문에..파업위기 벼랑 끝 걷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한달만에 다시 파업 위기에 섰다. 해를 넘긴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두고 노사가 대표이사-노조위원장 간담회 이후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가 또 한 번 파업을 시사하고 나섰다.
노조가 급여체계 개편이라는 명목으로 요구한 기본급 정액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두고 노사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유급휴가 7일 추가 등 노조의 휴식권 보장 요구를 두고도 기싸움이 팽팽하다.
27일 복수의 삼성전자 노사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25일 사측이 2021년도 임금교섭에서 나온 의제를 2022년도 임금교섭에 병합해 논의하자는 제안을 거부하면서 개편안을 요구했다. 지난 18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노조위원장 4개 노조위원장과 간담회를 한 지 일주일 만이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2021년도 임금교섭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이자 편법"이라며 "회사의 꼼수에 대해 조합원과 삼성 직원들의 분노를 조직하고 더 큰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개편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서 조합원 투표를 거치면 파업 등 합법적인 쟁위행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다.

노사가 평행선을 그리는 부분은 노조가 휴식권 보장이라는 명목으로 요구한 유급휴가 7일 확대와 기본급 정액 인상·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임금피크제 폐지 등 급여체계 개편안이다.
노조는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추가, 회사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를 요구 중이다. 급여체계 개편에서는 성과급 재원을 기존 EVA(세후영업이익에서 법인세, 향후 투자금액 등을 차감한 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 기본급 정률 인상에서 정액 인상으로 전환 등을 요구했다. 급여와 휴가체계 전반을 대폭 개편하는 요구안이다.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최근 업계의 전례가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초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노사갈등을 겪다가 성과급 재원을 EVA에서 영업이익의 10% 수준으로 변경하는 데 합의했다. EVA의 경우 향후 투자금 등을 차감하는 과정에서 사측의 임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만큼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달라는 게 SK하이닉스에 이은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다.
삼성전자 사측은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생산라인 1개를 신설하는 데 20조원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는 데다 시장 여건에 따라 투자 시기를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만큼 EVA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 투자여유금을 미리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기본급 인상에 대해서는 노조가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진행된 임금교섭 과정에서 전 직원 기본급 1000만원 일괄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노사협의회 협상에서 임금 인상폭을 기본인상률 4.5%에 개인별로 인사고과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성과인상률 3%를 합한 총 7.5%로 정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기본급 인상 방식을 정액인상으로 전환할 경우 그동안 삼성의 성공 비결로 꼽혀온 성과에 따른 보상 원칙이 훼손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반면, 노조는 성과주의에 따른 조직 내 위화감 해소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또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보수 1억4400만원 가운데 상당액이 성과급으로 매년 불확실하고 퇴직금에도 정산되지 않는 만큼 기본급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성과인센티브(OPI)로 연봉(연간 기본급)의 최대 50%, 목표달성장려금(TAI)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200%(100%씩 상·하반기 두차례), 특별격려금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200%를 지급했다. 연 기본급 8000만원 수준의 차장급 직원의 경우 성과급으로 최대 5600만원을 수령했다. 연간 보수의 40%가량이 성과급인 셈이다.

유급휴가 확대를 두고도 노사간 이견이 상당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기존 3일이던 난임휴가를 5일로 늘리고 장기근속휴가를 10년 근무시 3일에서 4일로, 20년·30년·40년 근무시 각각 5일에서 각각 8일로 확대했다.
노조의 요구대로 유급휴가가 7일 늘어나면 사측 입장에서는 사실상 인건비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 임직원 11만여명을 고려하면 연간 추가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총 4개 노조가 설립돼 있다. 4개 노조의 전체 조합원 수는 4500여명 수준으로 알려진다. 전체 직원의 4% 규모다. 가장 규모가 큰 노조는 2019년 11월 설립된 전국삼성전자노조(4노조)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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