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배우도 연애할 땐 썸부터 탄다..왜 유력 정치인들이 성추행으로 무너질까 [씨네프레소]

박창영 2022. 3. 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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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전개 방향을 추측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씨네프레소-27] 영화 '러브 액츄얼리'

'러브 액츄얼리'는 2003년 국내에서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이다.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메시지로 여러 관객에게 사랑받았다. 현재도 넷플릭스, 왓챠, 각종 IPTV에서 다수 이용자에게 선택받고 있다. 그러나 2003년 극장에서 이 작품을 누구보다도 먼저 보고, 그 이후로는 재감상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히 이 영화를 반만 봤다고 평가할 만하다. 당시 국내 최초 개봉판엔 주요 커플 중 하나인 정사 신 전문 배우들의 이야기가 삭제됐기 때문이다.

주디(왼쪽)와 존은 정사 신 전문 배우다.<사진 제공=유니버설픽처스>
정사 신 전문 배우는 연애도 과감하게 할까

옴니버스 구성인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여러 커플의 이야기를 엮어 사랑에 대해 사유한다. 총리와 수행비서, 가수와 매니저, 정신병동에 입원한 오빠와 그를 돌보는 동생의 관계를 통해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음을 그린다. 이성애만 사랑인 것도 아니고, 아이들은 사랑을 모르는 것도 아님을 보여준다. 가족애나 우정 또한 연인 간의 사랑만큼이나 가치 있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샘(오른쪽)의 이야기를 통해 어리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도 전달한다.<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무삭제판에서 등장하는 정사 신 전문 배우 커플은 촬영 현장에서 일 때문에 만난다. 남자 쪽은 과거 '티벳에서의 7년'에서 브래드 피트 대역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아마 두 사람은 영화에서 유명 배우의 노출 신에 대역을 서는 전문 배우이거나, 성인영화 배우일 것이다. 두 배우는 날씨, 교통 체증 같은 공통의 화제로 대화를 시작한다. 직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보통 그렇듯 말이다.
전문 배우라고 해서 정사 신이 민망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 존(오른쪽)은 상대 배우가 촬영 도중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항상 체크한다.<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두 사람은 옷을 입은 채로 정사 장면 리허설을 조심스럽게 시작한다. 이후 노출이 본격화하고, 베드 신 수위도 높아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깃거리는 신임 영국 총리에 대한 평가와 같은 일상적으로 누구나 나눌 수 있는 주제에 대한 것이다. '19금' 영상을 찍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서로 음란한 소재로 대화를 나누진 않는 것이다.
두 배우는 신임 총리(왼쪽)에 대해 평가하는 등 누구나 나눌 수 있을 법한 대화 소재로 서로에게 접근한다. 베드 신 전문 배우라고 성적인 이야기를 하며 친해지는 건 아니다.<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남자는 정사 신을 찍는 동안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털어놓는다. "이렇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정말 기뻐요." 애정 신의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두 사람은 이렇게 천천히 진도를 나간다. 거절을 당할까봐 두려워하며 술자리를 제안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졌을 때 기뻐하는 모습은 여느 남녀와 다르지 않다. 두 사람의 첫 데이트가 마무리 된 후, 남자는 입 맞추기를 주저하고, 여자가 그 마음을 읽고 키스로 작별 인사를 한다.
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벗은 몸을 보고, 격한 스킨십을 한 사이지만, 입맞춤을 하고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한다. <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직업적인 친절을 사랑으로 오해하면 낭패를 본다

이미 서로의 벗은 몸을 다 본 사이지만, 둘은 입맞춤을 하는 데도 주저한다. 이게 바로 이 에피소드의 핵심 메시지일 것이다. 두 사람은 촬영 현장에서 키스보다 훨씬 격한 스킨십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두 사람의 직업일 뿐이다. 밖에서 사적으로 데이트를 할 때도 옷부터 벗어젖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서 상대방의 많은 부분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사적인 친밀함과 엄연히 다른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하더라도 사적인 사이로 발전할 땐,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는 단계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남자는 여자가 입맞춤으로 화답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상대를 사랑한다고 해서 꼭 돌진하고 쟁취해야 하는 건 아님을 보여준다.<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어떤 사이이든 사적 관계로 돌입할 땐 한 걸음씩 다가가야 한다.'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우리는 주변에서, 또 뉴스에서 이것을 잊은 사람들의 모습을 접하곤 한다. 프랜차이즈 식당과 편의점 직원의 친절함을 자신에 대한 호감으로 착각하고, 고백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했다는 누군가의 흑역사 같은 것이 그렇다. 이를 넘어 상대를 스토킹하거나, 왜 마음이 변했느냐며 폭행을 하는 등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러브 액츄얼리` 속에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유명 정치인과 기업인도 이런 실수에 빠지곤 한다. 상사에 대한 직업인으로서의 친절함을 자신을 향한 호감으로 착각하고, 관계를 급진전시키려다가 망신을 사는 경우를 우리는 지난 수년간 여럿 봐왔다. 직원에 대한 성희롱과 강제추행을 저지른 뒤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도, 어쩌면 직업적 미소를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인으로 읽었을지 모른다.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상대방 의사를 확인하며 한 발자국씩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그들이 배웠다면 범죄자로 추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러브 액츄얼리` 포스터. 무삭제판은 각종 넷플릭스, 왓챠 등에서 볼 수 있다.<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장르: 로맨틱 코미디
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휴 그랜트, 리암 니슨, 키이라 나이틀리, 엠마 톰슨, 마틴 프리먼, 조안나 페이지
평점: 왓챠피디아(4.0/5.0), 로튼토마토 토마토지수(64%), 팝콘지수(72%)
※2022년 3월 25일 기준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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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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