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노린 넥슨의 야심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직접 해보니
원작의 장점 계승.. 모바일 조작감은 "글쎄"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마침내 출시됐다.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의 간판 작품으로 일찌감치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라선 '던전앤파이터'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야심작이었기에 출시 전부터 이목이 쏠렸다.
예상대로 24일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액션 롤플레잉(RPG) 장르로 정식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인기는 상당했다. 출시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총 8개의 서버에 최대 100만 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데, 출시 전부터 양대 앱 마켓에서 사전 다운로드만 총 120만 건을 기록, 넥슨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 중 최다 사전 다운로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출시 5시간 만에 매출 1위... '던전앤파이터' 팬들의 기대감
넥슨의 입장에서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하다. 워낙 두텁게 형성된 원작의 후광 효과에 기대면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모태인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을 국내 대표 게임사로 끌어올린 입지전적인 게임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2005년 8월 출시 후 누적 이용자 수 8억 5,000만 명, 누적 매출 180억 달러(약 21조 원) 등 각종 지표에서 '최초'의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인기가 높았다. 던전앤파이터는 2008년 중국 시장 출시 이후 매년 8,000억~1조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부진한 넥슨의 반전 카드... 중국 출시 연기로 한국에 먼저
하지만 넥슨의 현주소엔 여유가 없다. 지난 2020년 국내 게임사로는 최초로 연매출 3조 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신작 부재 등으로 매출이 다시 2조 원대로 뒷걸음질쳤다. 지난 2020년 8월 중국에서 먼저 출시 예정이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서비스가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당시 중국 사전예약자 수만 6,000만 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지만, 출시 하루를 앞두고 중국 현지의 유통 및 배급(퍼블리싱)을 담당한 텐센트가 돌연 서비스 일정을 연기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업계에선 중국 당국의 해외 게임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돌아온 여파로 보고 있다. 궤도 수정에 나선 넥슨이 한국에서 먼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한 배경이기도 하다.
원작 특유의 액션... 모바일 조작감은 글쎄
이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하루 동안 직접 이용해 본 결과, 원작인 던전앤파이터의 장점을 그대로 모바일에 이식한 느낌이 강했다. 슈시아 서버에서 귀검사 캐릭터로 5시간 동안 플레이해 봤는데, 원작과 동일한 2차원(2D) 그래픽, 횡스크롤 전투와 연속 공격(콤보) 등도 여전했다. 또 원작의 기본 세계관을 토대로 해 기존 팬들의 향수도 자극했다.
다만 모바일상 원작 특유의 조작감을 느끼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 던전앤파이터의 장점은 키보드를 리듬감 있게 누르면서 느껴지는 '손맛'인데 스마트폰 작은 화면의 제한을 넘어서긴 쉽지 않은 듯 했다. 사용한 스킬이 빗나간 경우도 자주 나왔다. 다만 넥슨이 '손맛'을 강조했듯, 이동과 공격기술인 스킬 버튼의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용자가 사용방법 및 기호에 맞춰 설정을 바꾸는 기능)에 신경을 쓴 게 눈에 띄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게임 패드 및 키보드를 지원하고 컴퓨터(PC)에서 사용 가능한 이용자도 있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선 "그럴 바엔 그냥 던전앤파이터 PC버전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반응도 제기됐다.
게임 내에서 수행해야 할 임무(퀘스트) 지역 이동 외에선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 않았다. 특유의 액션성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게 넥슨의 설명인데, 게이머들 사이에선 자동 전투 불가와 관련해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기본 공격'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이동과 공격, 방향 전환 등이 자동으로 가능했다. 스킬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게임 초반 퀘스트 진행시에는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과금 요소는 원작인 던전앤파이터와 동일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모바일 게임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으로, 충분한 시간만 투자한다면 별도의 과금이 없더라도 혼자서 즐기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윤명진 네오플 총괄 디렉터는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 모험가분들이 원작의 빠르고 호쾌한 액션성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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