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는 1995년부터 20대에 들어간 뒤 10년 동안 세계 바둑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세계 대회 17회 우승이니 말 다했다.
일본은 '세계가 이창호를 좇는 시대'라 썼고 중국은 '세계 제1인자'라 불렀다. 2005년 30대에 들어서도 이창호는 우승 횟수를 늘릴 기회를 자주 잡았다. 어느 누구보다 많은 아홉 차례 세계 대회 결승전에 올랐으니. 새로운 1등 기록이 쌓일 줄이야. 세계 대회 준우승 10회를 넘었다.
2010년 35세 이창호는 국수전에서 10회째 우승했다. 2011년부터는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더하지 못했다. 2012년 뒤로는 세계 대회에서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강해진 후배들은 곳곳에 진을 쳤고 선배는 해서는 안 될 실수가 늘어났다.
2004년까지 GS칼텍스배가 9회 열리는 동안 다섯 차례 우승한 이창호는 2011년부터는 본선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빠지지 않고 나온 예선에서 막혔다. 12년 만이다.
47세가 된 이창호가 2022년 GS칼텍스배 본선으로 돌아왔다. 예선 첫판에서 고근태를 제친 걸 시작으로 4연승을 했다. 예선 결승에서 스물다섯 살 아래 후배에게 반집을 이겼다. 30대에도 못한 일을 해냈다. 나이가 승패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본선 대진표가 어떻게 짜일지 궁금하다. 가장 많이 5회 우승한 이창호가 5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신진서와 겨루는 그림을 상상한다. (194…143) 207수 끝, 흑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