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직속 상생위 약속.. 대기업-中企 '힘의 불균형' 개선해야"

이민종 기자 입력 2022. 3. 23. 10:50 수정 2022. 3. 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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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 집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다. 김 회장은 “새 정부에 바라는 중소기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분주하다”며 “새 정부는 중소기업을 경제정책 중심에 두고 위기극복과 성장을 촉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창섭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현실을 외면하고 노동계 중심의 경제정책을 지속하면 ‘절름발이 선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창섭 기자

■ 파워인터뷰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기업양극화 ‘乙’인 中企 한계

정부, 강력한 컨트롤타워 돼야

역대 정부 中企공약 외쳤지만

정작 국정과제에선 자주 빠져

원자재 가격급등 ‘中企 직격탄’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시급

인터뷰 = 이민종 산업부장

지난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된 후 중소기업중앙회는 ‘국민이 모두 행복한 668만 중소기업 성장시대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논평을 냈다. 그 핵심은 양극화 해소였다. 윤 당선인이 대·중소기업 상생 문화 정착, 양극화 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더 힘써 달라는 데 방점을 뒀다. 앞서 중앙회는 윤 후보를 포함한 각 대선 후보 진영에도 “668만 중소기업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분을 지지한다” “20대 대선은 중소기업 역사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소기업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재접근과 전환을 희망한 셈이다. 일련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소기업계에 마치 태풍이 몰아치듯 몇 년 새 엄습한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중대재해 처벌법, 디지털 전환 등의 산적한 현안과 고민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대전환의 높은 파고가 일고 있지만, 중소기업계는 경영환경 악화로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기문(67)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런 현안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고 있고, 또 그에 맞춰 대정부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제계 인사로 꼽힌다. 문화일보가 파워인터뷰를 요청한 배경이다. 김 회장은 국산 시계브랜드(‘로만손’)를 창업해 튼실한 중견기업을 일군 창업주·CEO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성만 없을 뿐 ‘죽음의 계곡’으로 점철된 중소기업 경영현장을 온몸으로 헤쳐왔다. 그런 가운데 경제5단체인 중기중앙회장을 세 차례 맡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친화력, 포용력, 아이디어를 갖춘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 전인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기중앙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의 일정은 빈틈이 없었다. ‘중기 대통령(중통령)’이란 말이 허언이 아닌 듯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장 방문에 대외인사 접견으로 얼굴에는 피곤함도 배어 있었다. 김 회장은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에게 양극화를 해결하면 중소기업정책의 50%는 이미 달성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해 왔다”며 “정치는 잘못된 걸 바로잡는 행위 아니냐”고 향후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는 대선 종료 후 변화한 상황을 고려해 서면, 전화인터뷰 등을 추가해 보완했다.

―새 정부에서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중소기업 정책 과제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소위 ‘역학관계’에 놓여 있다. 거래를 주도한다기보다 유통업체를 통한다거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는 상생이 안 되면 성공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이익, 소득, 생산성,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불구, 제값의 납품단가를 받지 못하고 운송 대란에 따른 물류비 상승, 인력난 등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익을 어느 한 편이 독점하면 영업이익 감소, 투자혁신 여력 약화, 단가경쟁, 다시 일자리 감소와 저성장 고착화란 악순환을 부른다.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심화와 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등 경제 3불(不) 문제는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문제다. 상생이 안 되면 중기의 성공은 어렵다.”

―역대 선거를 보면 모든 대선후보가 한목소리로 중소기업 정책에 중점을 두겠다고는 했었다.

“알다시피 선거 때마다 중소기업 정책과제가 공약에는 포함됐다. 그런데 국정과제에는 빠지는, 빌 공(空)자 공약이 된 걸 많이 경험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허탈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새 정부가 중소기업 현실을 외면하고 대기업·노동계 중심의 경제정책을 지속한다면 ‘절름발이 선진국’이 될 우려가 크다.”

―그런데도 불구, 일단 ‘윤석열 정부’에 거는 기대감은 자못 큰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첫 당선인사에서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 일하는 사람이 더욱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해서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중기중앙회를 찾아 중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계가 희망한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를 설치하고 중소기업계의 상징적 인물을 위원장에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디지털 전환 및 혁신역량 강화 등 중소기업계 요구과제도 이미 윤 당선인의 공약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이런 공약이 새 정부 국정 의제로 반드시 이어지길 바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중소기업 현장을 대변하고 정책화할 수 있는 전문가 참여도 요구했고 윤 당선인도 참여를 약속한 만큼 반영되리라 믿고 있다.”(실제 김 회장과 중소기업이 바라는, 인수위(경제2분과)를 대상으로 한 중기 전문가 파견과 참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각 부처, 자치단체, 외부 중량급 인사 등과의 ‘파워’에서 밀린 셈이다. 중기 입장에서는 당연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상생위가 가동되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기업 간 힘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양극화는 ‘을’인 중소기업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다. 그래서 다양한 부처의 업무 협업과 정책 등을 심의·조정하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상생위는 관계부처 차관, 중기 단체장, 중기 전문가 등으로 위원을 구성하고 중소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중소기업계를 상징하는 인사가 초대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분야별 정책발굴 및 제도개선, 부처별 관련 주요정책 성과점검 및 정책조정, 중소기업 애로사항 청취 및 해결 대화채널 역할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소위 대세가 되면서 중소기업계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온라인플랫폼은 시장 접근을 위한 필수 통로가 됐다. 하지만 플랫폼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와 협상력을 토대로 일방적인 거래조건을 강요하면서 입점업체의 부담과 애로가 커지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유통 양극화 현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수수료를 대기업에는 싸게 받고 중소기업에는 비싸게 받는 구조다. 과도한 수수료·광고비 책정, 일방적인 정산절차, 귀책사유와 무관한 책임 전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의한 계약서 교부 의무화, 불공정행위 금지, 사건처리 및 조치절차 등을 뼈대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시급히 통과돼 제정돼야 한다. 온라인 시장 거래 공정화를 위한 플랫폼 중기 수수료율 상한제 도입, 입점업자 단체협상권 부여, 대규모 유통업거래 공시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경직된 주 52시간제, 플랫폼·디지털 시대 역행…中企 폐업 내몰아”

연장근로 한도 주 단위 정해져

월 단위로 탄력적 개편 등 필요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절실

전세계 유례 없는 중대재해법

‘처벌보다 예방’ 패러다임 전환을

가업승계는 富 대물림과 달라

상속공제 수준 대폭 확대해야

日처럼 승계지원법 제정할 만

―중소기업계는 노동 편향적 정책에 따른 어려움을 지속해서 표명해 왔다.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소수의 대기업 노조에 편향된 노동정책 추진으로 인한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개선돼야 한다. 코로나19로 열악해진 경영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쏟아진 노동규제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크게 가중된 처지다. 특히 ‘고용과 노동정책의 불균형’을 풀어야 한다. 이에 맞춰 플랫폼 경제, 디지털 전환시대에는 맞지 않는 대표적인 경직적 제도인 주 52시간제부터 조정해야 한다. 연장근로 한도가 주 단위로만 정해져 있어 탄력적 활용에도 한계가 있다. 주 단위 연장근로 한도를 월 단위 연장근로 한도로 개편해야 한다. 예컨대 4주 기준 48시간으로 바꾸거나 윤 당선인이 제시한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는 게 절실하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노사협의를 거쳐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근무를 통해 초과시간을 저축해두고, 일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하는 제도다. 효과가 있을까.

“지난해 7월 전면 시행되면서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있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근로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 갑작스러운 주문 등으로 일감이 몰릴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4시간 설비 작동이 필수인 뿌리 업종, 야외 작업과 장거리 이동이 잦은 조선업종 등에서 생산성 제고 효과가 클 것이다. 근로자로서도 저축한 근로시간을 휴가 또는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휴식을 보장받고, 주 52시간제로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는 데 유리하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뿌리 산업, 섬유제조업 같은 내국인 기피 업종은 부득이하게 외국인력을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에 따른 입국지연으로 이도 어렵다. 2021년 제조업 기준으로 3만9656명의 외국인력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18.8%인 7455명만 입국했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임금이 감소하자 택배 등 업종으로 이직하고 신규 채용은 더 어려워져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1월 말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중소기업계가 이 때문에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 같다고, 여러 차례 절박한 심정을 표현했다.

“중대재해는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하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은 모든 책임을 기업과 사업주가 지도록 하고 있다. 처벌보다 예방 중심으로 산업안전 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에는 면책하는 규정 등을 통해 입법 보완조치가 필요하다. 안전체계구축 컨설팅 지원을 50인 미만에도 실시하는 등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단순히 사업주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반기업 정서만 부추기고 노동 리스크를 높여 고용기피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이제는 산업안전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김 회장은 이 대목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고의·중과실이 없어도 사업주 개인에게 1년 이상 징역형을 부과토록 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법인에 50억 원 이하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 행정제재까지 모두 4중 처벌을 부과토록 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처벌보다는 기업 지도 및 지원을 늘리고 근로자 부주의를 개선할 감독도 강화하는 등 노·사·정 공동의 노력과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논란이 많았다.

“2017년 6140원에서 올해는 9160원으로 41.6%가 올랐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기업 생존을 위협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폐업, 고용 축소, 법 위반이라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 영국, 뉴질랜드, 스페인 등도 경제 상황과 기업 지급능력 등을 기준으로 한다. ‘경제 상황’‘기업의 지급능력’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반영하고 이에 맞춰 ‘업종별·규모별’로 구분해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 임금을 받는 근로자 입장만 고려할 뿐 기업 상황은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러다 보니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2020년 기준 319만 명에 달했다. 앞으로 더 늘 것이다.”

공급망 교란, 국제 원자재 값 폭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질의를 중소기업에서 줄기차게 제기해온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와 코로나19 극복방안 쪽으로 돌렸다. 김 회장은 “원재료 생산 대기업과 납품 대기업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중소기업은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떠안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중 원자재 활용비중이 높고 공인된 국제시세가 있는 경우 등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표준계약서 사용 권장을 통한 납품단가 연동을 유도하는 시범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원재료 가격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점에서는 기대가 되지만 기업 간 자율로 맡기면 아무래도 활성화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꼽는다면.

“코로나19는 전대미문의 일이고, 차원이 다른 위기다.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하지만 위기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기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더 커졌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너무 고통을 받고 문을 닫은 곳이 많다. 우리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는 게 중요하고, 가동 중인 중소기업 공장을 다시 활발하게 돌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업의 귀책사유가 아닌 만큼 천재지변과 같은 일시적 성격을 고려해 미국식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소상공인과 중기에 인건비, 임대료 등을 담보 없이 대출하고 고용을 유지하면 탕감해 주는 제도다. 기업이 살아야 고용과 일자리도 유지할 수 있지 않나.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금융기관 대출이나 보증 때 별도의 중소기업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회나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고 중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복안이 있나.

“취임 때부터 일자리를 찾고 만들고 알리는 주역은 중소기업이란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불구,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청년층은 구직난을 겪는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중기중앙회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누적 방문자가 30만 명을 기록했고 6000개 사에 12만 명의 일자리를 맺어 줬다. 올해는 이 매칭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역량검사에 기반을 둔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도입해 기업 맞춤형 채용을 지원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국민 누구나 ‘참 괜찮은∼’을 알게끔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궁극적인 일자리의 초점은 일하고 싶게 만들고, 일자리에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실업급여 하한액이 181만 원인데, 최저임금(월 191만 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도하다.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그 재원을 고용촉진에 써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중소기업 현안 가운데 하나가 가업승계이고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기 파주에 자리한, 물티슈를 제조하는 스마트 기업 공장을 찾았다. 실험실, 연구소, 생산설비, 화학적인 안전성, 물류라인까지 빈틈없이 아주 놀랄 만큼 완벽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매출액이 500억 원에 육박했다. 우리 방역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생산설비가 완전히 가동되고 있었다. 성공 원천이 궁금해서 살펴보니 효과적인 가업승계에 비밀이 있었다. 기업을 물려받은 아들이 공정을 과학적으로 쇄신하고 물류 자동화를 추진해 효율성은 높이고 손실은 줄이고 있었다. 이런 경우, 마케팅만 어긋나지 않으면 돈은 벌게 돼 있다. 하지만 막연히, ‘가업승계, 기업승계’는 곧 ‘부(富)의 대물림’이란 부정적 시각 때문에 전반적인 제도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대부분의 중소기업 승계는 자산 상속인 부의 대물림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현재 기업 승계 시 대부분 기업인이 막대한 조세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가업 상속공제 제도는 엄격한 사전·사후 요건 때문에 지난 5년간 이용 건수가 연평균 93건에 머물 정도로 제도 활용이 미미하다. 앞으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 한도 가업 상속공제 수준을 1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최대주주 지분율을 비상장은 50%에서 30%, 상장사는 30%에서 15%로 각각 완화하는 등 기업 현장 요구를 반영한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 일본은 ‘경영승계 원활화법’ ‘중소기업성장촉진법’을 시행해 기업 승계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기 승계지원법’을 제정해 우리 실정에 맞는 승계 지원책을 제시해야 더 책임감을 느끼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김 회장은 창업, 성공을 꿈꾸는 기업인들에게 ‘나침반’ 같은 한마디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신뢰’를 제시했다. 그는 “세상도 경제도 급변하고 있어 창업하려는 이들은 철저한 준비와 감탄을 자아내는 발상, 도전 정신, 믿음을 갖춰야 한다”며 “이런 자세만 갖춘다면 아직 사회 구석구석에 성공할 기회는 많다”고 했다. 그 자신도 앞으로 가업승계 제도화, 협동조합 활성화, 양극화 해소란 3대 과제를 남은 임기 동안 꼭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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