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출동 경찰관 "만취상태 아니었다"

이세연 기자, 성시호 기자 2022. 3.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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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 관련 공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 2020년 11월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는 택시 기사를 폭행, 이틀 뒤 피해자와 합의한 뒤 폭행 장면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2.3.22/뉴스1


술에 취해 운전 중이던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자 검찰이 "만취상태는 아니었다"는 출동 경찰관 진술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당시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진술조서를 공개하며 "(이 전 차관이) 술에 많이 취해 있기는 했으나 약간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상태였고, 현장에서 폭행사실을 부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관도 "승객이 만취는 아니었고 좀 빨갛고 술을 좀 먹었구나 할 정도였지 보호조치 할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진술했다고 했다.

검찰은 서초경찰서장이 형사과장에게 이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정확하게 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검찰은 "당시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을 보고 받은 서초경찰서장이 형사과장에게 다시 연락해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될 때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정확하게 수사하고 블랙박스 영상도 확보하라 지시했다"는 내용의 또다른 경찰관의 진술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아파트 경비원의 진술에서도 비틀거리며 걸었다고 하고, 당시 출동한 경찰관도 몸을 못 가눌 정도였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만취해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인지능력 매우 희박했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보여진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죄를 주장하고자 얘기했지만 (이 전 차관이) 그렇게까진 하고싶지 않다고 해서 무죄 주장이 아닌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 감안해달라"고 했다.

양측은 이 전 차관이 폭행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증거인멸 교사혐의에 대해서도 다퉜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삭제된 게 2020년 11월9일이었는데 그 날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신청받는 날이었다"며 "유력 후보였던 이 전 차관은 당시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했다.

반면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택시기사와 이 전 차관은 지배관계가 아니고 계속 설득하지도 않았다"며 "(블랙박스 영상 삭제는) 이 전 차관의 부탁에 의한 행위가 아니라 택시기사의 독자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6일 밤 음주 상태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목적지인 아파트 단지에 정차하고 자신을 깨우던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잡거나 밀치는 등의 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차관은 이틀 뒤 택시기사에게 연락하면서 폭행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하며 합의금 1000만원을 건넸다.

신고를 받고 첫 수사에 나섰던 서초경찰서는 단순폭행죄를 적용해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사종결한 바 있다. 이후 운행 중인 대중교통 운전자를 폭행하면 가중처벌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운전자폭행에 해당하고 그 경우엔 피해자의 처벌의사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을 △2020년 11월6일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잡고 밀쳐 폭행한 혐의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기사에게 폭행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내사종결 과정에서 수사 담당자였던 서초경찰서 A경사도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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