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가 쏘아올린 RNA 치료제 개발 전쟁..에스티팜 '활짝'

박다영 기자 2022. 3. 2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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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가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반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리보핵산(RNA) 치료제 개발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업체 중에는 RNA 치료제의 필수 원재료를 생산하는 에스티팜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최근 지난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계약을 따냈다. 2025년까지 생산 공장을 늘려 시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지난 17일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806억6000만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상업화 물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 가까이(48.6%) 되는 규모다.

에스티팜의 주요 사업은 의약품위탁생산개발(CDMO)이다. 저분자 신약과 제네릭(복제약) 위탁생산 등을 생산한다. 주력 제품은 단연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짧은 가닥의 DNA 또는 RNA 분자 수개에서 수십개까지 결합해놓은 중합체다. 에스티팜이 2017년부터 체결한 공급 계약 12건 중 8건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계약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RNA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쏟으면서 에스티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라이 릴리는 최근 7억달러(약 8400억원)를 들여 미국 보스턴 시포트의 새 부지에 유전자의약품 연구시설을 신설했다. RNA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다. 2020년에는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프리베일 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RNA 분야 업체 다이서나를 인수했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지난해 4억7000만달러(약 5700억원)를 들여 mRNA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타이달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이어 32억달러(3조8700억원)에 mRNA 치료제 개발 바이오텍 트랜스레이트바이오를 사들였다.

RNA 치료제는 유전정보를 차단해 원천적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기존 항체치료제가 몸 속 질병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한 번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이후 질병별로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개발 경험이 없어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화이자, 모더나가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어내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희귀질환뿐 아니라 만성질환 치료제까지 개발할 수 있단 예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빅파마들이 RNA 치료제 경쟁 우위를 잡기 위해 뛰어든다"면서 "이런 흐름이 자리잡으면 국내 업계에서는 에스티팜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이들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CDMO 업계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에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미국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일본 니토덴코 아베시아와 에스티팜뿐이다.

과점 형태의 CDMO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필수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면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 품질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기 때문이다. 또 납기를 단축시켜 고객사의 신약개발을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 규모의 경제로 한 번 시장 내 우위를 점하면 선두 지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CDMO 업체는 고객사로부터 영업기밀이 포함된 제품 정보를 받아 제조·생산하기 때문에 큰 하자가 없는 경우 오랜 간 관계를 유지한다. 에스티팜은 이를 감안해 2025년까지 올리고 제2공장을 증설한다.

하지만 고객사가 임상을 실패해 개발을 접을 수 있다. 이 경우 아예 납품이 중단된다. 글로벌 대형 CDMO 업체들이 인수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 경쟁력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불확실성이 따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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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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