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새 해외여행 예약 3배로 급증".. 인천공항 꽃단장
유리벽·창 닦고 무빙워크 점검
코로나 이후 사용하지 않았던 활주로까지 조명 등 체크 나서
주요 국제 노선은 열흘 전부터 이코노미석 20만~30만원 올라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있는 3층의 5번 출구 앞에서 직원 5명이 7m짜리 긴 막대형 걸레로 건물 외벽 유리를 닦고 있었다. 유리에 쌓였던 먼지들이 까만 구정물이 되어 쉴 새 없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이 터미널에만 내·외부에 유리로 된 벽과 창문이 6만장 있는데, 이달 초부터 올 여름 여행 성수기까지 3~4개월간 깨끗이 닦기로 했다. 200대가 넘는 에스컬레이터 점검도 시작했다. 오래된 에스컬레이터는 작년부터 아예 새것으로 교체하는 중이다. 오는 23일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사용하지 않았던 활주로에 조명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점검하고, 쓰지 않았던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 기름칠도 한다. 곳곳의 화단에는 새로 꽃도 심고, 높이 12~15m에 이르는 인조 나무 수십 그루도 리프트를 동원해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40만~50만명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요즘 인천공항은 ‘코로나 이후’ 준비로 들떠있다. 오늘(21일)부터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는 그간 적용됐던 ‘입국 후 7일간 자가 격리’를 면제한다. 백신만 맞았다면 출·입국에 특별한 제약이 없어지는 셈이라 시민들 사이에서는 “올여름은 해외에서”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도 곧 몰려올 손님들을 맞으려 곳곳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각종 시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항 중 하나인 만큼 코로나 이전 모습을 되찾으려면 앞으로 3~4개월 정비·점검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날 찾아간 공항 내부는 여행객이 적어 여전히 휑했다. 하지만 재단장 준비를 하는 작업자나 상점 직원 등 공항을 일터로 삼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피어났다. 공항의 한 약국에서 10년째 일하는 조모(65)씨는 “지금 손님 수는 한참 때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한국 약 좋다’며 이런저런 제품을 사갔던 외국인들이 어서 빨리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본지가 서울 도심에 사무실을 둔 여행사 10곳에 문의해보니 이 중 8곳이 “정부 발표 이후 여행 관련 문의가 늘었다”고 답했다. 서울 중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주호(41)씨는 “전화 한 통도 안 오던 신혼여행 문의가 지난 15일 하루에만 30통 넘게 왔다”면서 “코로나로 휴직한 직원 4명을 조만간 다시 복직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행사 모두투어에 따르면, 정부 발표가 있던 11일부터 5일 간 해외여행을 예약한 사람이 3000명대로, 발표 전 5일(6~10일) 900명대에서 3배 이상이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금씩 여행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수요가 늘며 일부 항공권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10월 결혼을 앞둔 김모(30)씨는 “몰디브 항공권 가격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200만원 선에 머물던 비즈니스석 가격이 11일 이후 350만원으로 뛰더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주요 국제 노선의 이코노미석 가격이 20~30만원 올랐다”고 했다. 여행 기대감에다 최근 유가가 치솟은 것, 아직 주요 국가로 가는 항로가 다 개통된 상황이 아니라 비행 편이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정상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많다. 서울 종로구의 한 여행사 사장 송기화(58)씨는 “문의가 10배 정도 늘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실제 여행이 가능한지를 타진하는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크다는 건 느껴지지만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려면 확진자도 줄어들어야 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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