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용산 이전] "대선때 거론된 적 없었는데"..군, '난감' 기류

김용래 입력 2022. 3. 20. 12:48 수정 2022. 3. 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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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선인 "국방부→합참 이전에 118억원"..국방부, 5천억원 추산엔 '거품'
합참으로 이전비는 정부예비비로, 나머지 분산배치비는 국방예산 쓸듯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서울=연합뉴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후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다. 사진은 국방부 청사. 2022.3.18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정빛나 기자 = 군 내부에서는 대선 국면에서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로 서울 용산이 한 번도 거론되지 않다가 20일 국방부로 최종 결정되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방부 본관을 대통령 집무실로 내줘야 하는 데 따라 국방부와 합참 부서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에 맞닥뜨린 군인 및 공무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국방부는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론 끙끙 앓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방부가 합참으로 가는 이전 비용은 정부 예비비로 사용하더라도 나머지 분산 배치에 드는 비용은 국방예산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다 한 치의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되는 안보태세에 혹시나 지장이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방부를 갑자기 대통령 집무실로 내줘야 하는 상황에 군의 밑바닥 정서인 군심(軍心)도 난감해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 조직의 특성상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지만, 일각에서는 갑자기 군 수뇌부의 거처와 근무지를 옮기라는 것에 '홀대론'까지 제기한다.

더욱이 평시 야전에서 1개 대대(400∼500명)의 숙영지를 옮기는 데도 몇 달이 걸리는 마당에 영내 근무자 4천여 명이 한꺼번에 움직이기엔 작업이 너무 방대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방부 영내에 근무하는 한 영관급 장교는 "오랜 기간 집무실로 쓰인 청와대를 놔두고 갑자기 국방부로 집무실을 옮긴다니 당황스럽다"면서 "군을 홀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졸속 추진이 우려되는데 반대 의견도 표명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도 "북한이 도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중대 국면에서 군의 대비 태세 확립에 차질이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당초 청사 이전에만 최소 5천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의견을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순수 이사비용 500억 원 외에 방호시설 재구축과 전산망 이전 비용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방부가 추산한 소요 예산에는 합참 외로 분산 배치되는 시설, 국방부 청사를 새로 짓는 비용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어서 상당한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합참 청사를 쓰게 되면 새 청사(1천억~2천억 원 추정)를 짓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합참이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이전하게 되면 EMP(핵 전자기파) 공격에 대한 방호시설 구축 2천억 원 등 3천억 원 이상은 소요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1조 원이니 5천억 원이니 얘기들이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며 "국방부를 합참 건물로 이전하는데, 이사 비용과 리모델링 해야 하므로 거기 들어가는 예산, 기재부에서 뽑아서 받은 것으로는 118억 원 정도 소요된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주요 부서들과 직할부대들이 합참 건물과 수도권의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합참에서 밀려나는 기능들이 용산 영내와 영외의 다른 곳으로 분산 배치되는 추가 비용, 최종적으로 합참이 남태령 수방사 쪽으로 이전하는 비용까지 합치면 전체 비용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국방부와 합참은 전쟁지휘부 역할을 하는 핵심 안보 시설이라 유사시 적의 공격에 대비한 방호시설을 재구축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국방부 영내는 군사시설인 만큼 일반 정부 부처보다 보안이 강화된 전산망이 훨씬 복잡하게 구축돼 있는데, 미군과 연결된 네트워크 시설 이전 비용 등까지 고려해서 비용을 산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국방부는 19일 오후 늦게 각 부서에 정보통신비 등 청사 이전 시 예상되는 통신 관련 소요를 20일 오전까지 취합하라고 지시하는 등 전체 비용 규모 추산 작업을 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총비용이 1조 원 이상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인수위 측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면서 "부처(국방부)에서 숙원 사업을 이전 비용에 끼워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축했다.

당선인 측의 결정에 따라 국방부를 합참으로 이전하는 비용 118억 원은 올해 정부 예산 중 일단 예비비로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분산 배치 비용은 국방예산으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분산 배치에 따른 이전비를 국방예산으로 충당한다면 방위력 개선과 장병 복지 예산을 일부 삭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참 국방부 본관(오른쪽)과 합동참모본부(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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