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하천공사로 한강 지천 공릉천서 철새 급감, 시민들 반발 거세져
[경향신문]
한강 지천 공릉천 하류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필요한 제방 확장 및 수로·자전거도로 등 조성 공사로 인해 인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들과 생태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공릉천 하천정비사업’ 즉각 중단과 원점 재검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성명을 통해 “생태계의 보고 공릉천 하구에 흙 제방길에 있던 나무들을 베고 흙을 쌓아 폭 7m 포장도로를 깔고, 깊이 3m의 콘크리트 수로 공사를 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이어 “더구나 환경을 우선하여야 할 부처인 환경부의 한강유역환경청이 (공사를) 주관한다고 하니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넓은 포장도로를 달리는 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나무를 베어내어 사라진 은신처로 인해 새들은 사라질 것이고 콘크리트 수로는 수많은 양서류들의 이동을 막아 생태계 전체가 파괴되는 재앙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이미 진행 중인 공사만으로도 새들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부의 조류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공릉천 하류에서 관찰된 조류 개체 수는 2018~2020년 사이 2530~7059마리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829~3172마리로 감소했다. 조류센서스는 인구총조사처럼 겨울철 국내를 찾는 철새 중심의 조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같은 날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조류를 관찰해 개체 수를 세는 것을 말한다.([단독] ‘생태회복’한다며 늘 공사판···중랑천·공릉천 새들 사라져간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또 “자연제방에는 갈대, 물억새, 모세달 등 다양한 토종식물들이 경사면에 있었는데 공사로 인해 그 자리는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같은 외래종으로 뒤덮이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결국은 먹이를 잃은 말똥게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파주시 탄현면 공릉천 보전지구에서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사비는 약 195억원으로 제방보축 3.3㎞, 자전거도로 4.2㎞, 교량 238m를 짓는 내용이다. 2018년에 시작된 공사를 통해 교량 건설과 제방도로 확장은 마무리 단계이고, 도로포장과 콘크리트 수로도 상당히 진행된 이 사업은 2023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원래는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2016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나 정부의 ‘종합 물관리 정책’에 따라 하천에 관한 업무가 환경부로 넘어가면서 올해부터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이 공사 시행 관청이 됐다.
공릉천 하구는 저어새, 칡부엉이, 잿빛개구리매, 뜸부기, 수원청개구리 등 수많은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낚시 금지, 오토바이 통행 금지, 자동차 시속 20㎞ 제한 등의 보호조치가 실시되어온 곳이다. 게다가 이곳은 보전지구로서 ‘자연생태계 및 자연경관 보전 목적으로 설정한 지구로, 원칙적으로 인공시설 도입배제’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이 같은 원칙이 철저히 무시된 이 공사가 어떤 이유와 근거로 진행되고 있는지 어디에서도 그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며 “한강유역환경청의 무책임한 공사진행도 문제이지만 2006년 공릉천 하구의 한강하구 습지보호구역지정을 반대한 파주시의 책임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어 “공릉천 하천정비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한강유역환경청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파주환경운동연합과 (사)에코코리아, 시민탐조클럽 등은 더 이상의 생태계 훼손을 막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생태계의 보고,공릉천 하구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박수택 생태환경평론가는 “한강유역환경청은 환경을 지키는 기관인만큼 공릉천 정비사업이 자연과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다시 살펴보고 문제점을 찾아서 바로 잡았어야 한다”며 “한강유역환경청은 생태와 환경을 망치고 예산을 허비하는 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사업 경위와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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