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승자' 첫 시즌 우승 이승윤 팀 "열린 마음, 예측불허의 개그가 통했어요"[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스토리’ 즉 이야기가 ‘스펙’ 즉 조건을 이긴다는 의미로 과거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책이 화제가 된 때가 있었다. 이는 오디션 경연의 형태 프로그램에 치환하면 가진 것이 많은 이들보다는 가지지 못했지만 역사를 쓰면서 나아가는 이들에 더욱 대중이 많은 관심을 준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런 의미로 봤을 때 KBS2 코미디 서바이벌 프로그램 ‘개승자’에서 ‘이승윤 팀’은 ‘언더도그의 스토리’ 그 자체였다.
프로그램이 지난해 11월 첫 방송하기 전 이승윤을 비롯한 13개팀의 팀장들은 한데 모여 녹화를 진행했다. 이때 ‘가장 먼저 탈락할 것 같은 팀’에 대한 투표도 있었다. 이승윤의 팀이 선정됐다. 이유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 등의 출연이 오래돼 감이 없을 것 같다는 말이었다. 현장에 있던 이승윤도 표정관리가 안 됐지만 이를 함께 지켜보던 그의 팀도 표정관리가 안 됐다.
이승윤 팀에는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 이상민이 있다. 쌍둥이로서 닮은 외모와 몸을 잘 쓰는 개그로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입지를 굳혔지만 ‘개콘’ 폐지 후 1년6개월, 그들은 트로트 가수로 변신해야 했다. ‘전국트롯체전’에 출전해 TOP 8에 들었다. 누구도 그들이 개그로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다. ‘홍일점’ 홍나영도 그러했다. 폐지 후 다시 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한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잊힌 얼굴이었다. 막내 심문규도 그랬다. 그가 공채 30기로 KBS에 입사한 시기는 ‘개콘’의 암흑기였다. 그들은 철저한 ‘언더도그’였다.

“산에 있다고 무시당한 느낌이었죠. 오히려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보란 듯이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고, 팀원들도 그 상황과 감정을 알고 있었어요.”(이승윤)
팀을 짜는 일은 팀장의 재량이었다. 가장 먼저 홍나영이 영입됐다. 우연히 밥을 먹는데 이번 시즌 팀을 먹여살린 유튜브 알고리즘 개그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리고 쌍둥이를 떠올렸다. 이승윤과 이상호, 이상민은 2000년대 중반 ‘헬스보이’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었다. 꼭 필요한 이들이었지만 예전의 그림은 보여주기 싫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며 절치부심하던 심문규가 합류했다. 이승윤이 보기에 심문규는 그냥 ‘개그를 할 상’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을 개그소재로 쓰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가 쉴 때 유튜브를 많이 봤는데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자기소개를 한 적이 있어요. 알고리즘이 결국 그 사람의 취향을 반영하더라고요. 어떤 개그를 짤까 고민하고, 트렌디한 소재를 연구하다 알고리즘을 생각하게 됐죠.”(홍나영)
이들의 코너 ‘신비한 알고리즘의 세계’(이하 신알세)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온갖 ‘밈(Meme)’이 총출동한다. 짧은 영상으로 대중 사이에 널리 퍼지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을 뜻하는 밈은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일상생활 등 공감을 매개로 모든 소재를 끌어왔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신알세’는 영상을 재생하는 인물의 선택으로 쉴 새 없이 다른 설정이 들어온다. 젊은 층의 공감을 얻는 밈과 유튜브 특유의 짧은 ‘치고 빠지기 식’ 개그는 확실히 기본 문법과 달랐다. 젊은 층의 코드를 받아들인 이들의 열린마음과 코너 자체의 예측불허 설정 그리고 짧은 연기를 위해 수없이 연습을 하는 이들의 노력이 코너를 만들었다.

“실전처럼 연습을 해요. 저희는 저희 연기를 영상을 찍어서 초단위로 설정을 연습하는데요. 당일 해본 것을 무대에 올리지 않았어요. 녹화 전날까지 초까지 맞춰서 실제로 입을 의상과 가발을 다 맞춰보는 거죠. 옷을 못 갈아입었다 싶으면 대사를 더해서 시간을 주고요.”(이상민)
이들의 스토리는 언더도그에서 그치지 않았다. 첫 경연에서 모든 출연자가 가장 피한다는 마지막 공연, 13번째 순서를 받았다. 심지어 방송이 밀려 프로그램 시작 후 3주 만에 비로소 첫 무대를 공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청객과 시청자를 뒤흔든 이승윤 팀의 기세는 첫 라운드 1위라는 보상으로 돌아왔고 이들은 3위 정도로 떨어진 주를 제외하면 내내 최상위권을 지켰다.
“열심히 개그를 했던 것을 ‘개승자’로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진짜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알아주시니까 좋았습니다. 개그를 보는 눈이 정말 다들 높아지셨고, 허투루 짜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이상호)
이승윤 팀이 원하는 것은 개그맨들의 경쟁 무대에서 1등을 하는 것 그 이상이었다. 결국 ‘개승자’의 성공과 화제성 그리고 개그무대의 확장이 그들의 생존무대를 넓히는 것이고 대한민국 개그의 명맥을 잇는 길로 나아가는 방법이었다. 그들은 첫 시즌에서 망설이다 결국 출연을 포기했던, 그리고 도전하고 싶었지만 망설였던 대한민국 많은 ‘웃음의 전령사’들에게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더 많은 개그맨이 모여 경쟁하고 치열한 웃음전쟁을 치르는 일이 결국 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2를 하면 정말 더 많은 개그맨이 나올 겁니다. 오랜만에 하니까 당연히 다들 두려운 마음이 생겼죠. ‘재미없지 않을까’ ‘경력에 마이너스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요. 하지만 부딪쳐보면 망설임이 사라집니다. 그런 마음들 다들 가졌으면 좋겠어요.”(이승윤)
“결국 저희는 웃음을 먹고 사는 직업이잖아요. 열심히 해서 제 이름을 들었을 때 모든 분들에게서 웃음이 나오는 그 순간까지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승윤 팀으로 다음 시즌에도 행복한 웃음 드리겠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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