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포식 참극 벌어진 골프장..악어 잡아먹는 악어 모습에 경악

정지섭 기자 2022. 3.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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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서 수컷 악어가 어린 악어 잡아먹는 현장 포착
서로 잡아먹으면서 과잉번식 제어하고 적자 생존

플로리다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신록의 그린 위에서 잿빛의 커다란 악어 한 마리가 성큼성큼 걷고 있다. 그 입에는 훨씬 덩치가 작은 악어가 물려 버둥거리고 있다. 부모 악어가 자식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장면일까? 불행히도 아니었다. 이 악어는 지금 막 점심식사를 즐길 참이다. 악어는 양 옆에 80개의 톱니바퀴 같은 이빨이 가득 나 있다. 무시무시한 턱힘으로 먹잇감을 조각 조각 찢어발기거나, 혹은 아예 통째로 삼켜버린다. 이런 식습관으로 볼 때 저 버둥거리는 가련한 작은 악어의 최후가 어땠는지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플로리다 레이크랜드의 골프장에서 '그랜드패피'라는 이름이 붙은 수컷악어가 어린 악어를 사냥한 뒤 잡아먹기 위해 질질 끌고 가고 있다. Julie Marchillo Smith. instagram

뱀이나 물고기, 개구리를 먹으면서 늪의 제왕으로 무럭무럭 자라나던 이 어린 악어는 이렇게 삶을 마감했다. 집채만한 악어가 동족을 사냥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은 동영상이 화제다. 플로리다주의 대표적인 대도시 올란도와 탬파 사이에 자리잡은 레이크랜드의 한 골프장에서 줄리 마르칠로 스미스라는 사람이 촬영한 동영상이 최근 소셜미디어와 현지 언론을 통해 빛의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매체 브로바이블 등에 따르면 동영상 속 등장하는 악어는 ‘그랜드패피’라는 별명을 가진 녀석으로 주민들에게 알려져있다고 한다. 매체는 악어가 무엇이든 사냥해서 먹는 것도 눈에 띄지만, 특히 악어가 동족을 사냥해 잡아먹는 것을 보는 건 입이 떡 벌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조량이 많고 습한 플로리다는 대형 파충류들의 천국이다. 길거리나 마당, 골프장에서 악어가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동족포식장면은 여간해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런데 동영상이 촬영된 지역인 레이크랜드에서는 작년 10월에도 악어가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악어를 한 입에 물고 통째로 삼키는 장면이 포착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파충류 전문가들은 악어 세계에서 동족 포식은 아주 이례적인 건 아니라고 말한다. 악어는 어미가 정성껏 돌본 알이 부화하면 한마리씩 입에 물어서 둥지에서 물가로 옮기는 지극한 내리사랑으로도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족포식을 통해서 서로 과도한 번식을 제어하고,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적자생존의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의 숲지역에서 악어가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악어를 사냥한 뒤 잡아먹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공개된 사진이다. /bobbywummerphotography. instagram

지난 2011년에는 태어난 악어의 7%는 다름 아닌, 어쩌면 자신의 부모일지도 모를 어른 악어들에게 잡아먹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동족사냥은 악어의 번식습성과 관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컷 악어는 번식철이 되면 공격성이 극대화하고 영토침입자를 잔혹하게 공격한다. 이 어린 녀석도 그 과정에서 희생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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