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준 "연기의 맛 뒤늦게 깨달아.. 여전히 카타르시스 느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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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준이 '부부의 세계'의 희대의 명대사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의 여운을 깡그리 지워줄 예측불허의 인물로 돌아왔다.
- '부부의 세계' 속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와 같은 명대사를 꼽아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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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박해준이 '부부의 세계'의 희대의 명대사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의 여운을 깡그리 지워줄 예측불허의 인물로 돌아왔다.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극본 박희권, 연출 임태우/이하 '아직 최선')의 남금필은 점심 시간에 맛있는 보쌈을 먹기 위해 10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하루 아침에 백수가 되는가 하면 70대 부친의 집에 얹혀살며 웹툰 작가를 꿈꾸는 인물이다. 44세에 사춘기를 맞은 일명 44춘기의 캐릭터다.
박해준이 그려내는 남금필은 ㄸㅒ론 지질하고 때론 무모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한 걸음씩 꿈을 좇는 그의 여정에 동참하다 보면 어느새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아직 최선은 좀비물과 스릴러, 미스테리 장르가 득세하는 최근 OTT의 콘텐츠들의 경향에서 벗어난 보기 드문 잔잔한 코미디 장르여서 더욱 돋보인다.
배우 박해준과 최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박해준은 드라마 출연 계기부터 남금필 캐릭터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 에피소드와 스스로 생각하는 대표작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털어놨다.
- 남금필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했나.
▶ 남금필이 욕을 먹을 수는 있지만 지나고 나면 웃음을 주고 또 이해도 되고 또 동정도 가는 인물로 만들려고 했다. '부부의 세계' 이태오와는 다르지만 금필도 지질하고 한심한 면모가 있는 인물이기에 욕을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많이 찾았고 평소 리얼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눈여겨 봤다가 그걸 실생활에 맞는 연기로 풀었다.
- 점심에 보쌈 맛집을 갔다가 사장에게 퇴사 당하는 에피소드는 과장돼 보이면서도 큰 웃음을 자아낸다.
▶ 제 주위 사람들에게 들으니 '우리 주변에 꼭 저런 사람 한명 있다'고 이야기 하더라. 공감된다는 말을 듣고 있다. 제가 의도했던 대로 잘 흘러가고 있구나 싶다.
- 덥수룩한 헤어 스타일에 매회 트레이닝복 의상 위주여서 금필의 반백수 느낌이 더 살아나는 것 같다.
▶ 저도 옷을 예민하게 따지지 않는 편이라 집에서는 구멍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 극 중 금필이 입은 옷 중에는 제가 집에서 입는 트레이닝복도 있다. 의상담당자가 허름하다고 가져오는 옷들보다 제가 직접 가져간 옷이 더 허름하더라.(웃음)
- 남금필은 철 없어 보이고 한심해 보이지만 또 반대로 공감과 부러움도 불러 일으킨다. 연기하면서 남금필에 공감한 적이 있다면.
▶ 금필은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조금 벗어난 지점으로 가고 있는 인물이지만 하루하루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다. 외형적으로 볼 때 허름하고 어수룩한 사람 같지만 직접 촬영하다보니 하루를 매우 열심히 살더라. '너무 열심히 사는 거 아니야'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선 결코 지질하지 않다.
- 어찌 보면 배우의 삶도 남금필만큼이나 하루의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이다.
▶ 매일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는 안찾아주면 어쩔 수 없는 직업이기에 매번 홀가분하게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생각하고 언제든 때려칠 수 있는, 배우를 그만둘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산 시절이 (예전에)있었다. 지금도 생각해봐야겠지만 '죽기 전까지 배우를 하겠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조금 더 마음이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매일 생각하고 있다.
- '부부의 세계' 속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와 같은 명대사를 꼽아 본다면.
▶ 4부 엔딩에 '제가 최선을 다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대본을 볼 당시 마음에 꽤 울림이 있었다. 그 외에도 좋은 대사들이 많이 있다. 다만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대사를 할 때도 지금처럼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 그런 걸 기대하며 연기하지 않았다. 이번 드라마의 명대사도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시고 골라주시면 좋겠다.
- 금필에게는 언젠가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있어 보인다.
▶ 금필은 어떤 일이 마음에 들었을 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마음에 불길이 오르는 인물이다. 이미 마음이 성공을 향해 멀리 가있다. 어떻게 보면 한심하지만 한편 귀여운 면도 있다. 웹툰 작가로서 성공에 대한 기대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다. 늘 확신을 가지고 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실패가 꽤 아픔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 ‘아직 최선'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바라나.
▶ 평소 라디오 사연을 듣는 걸 좋아한다. 수많은 사연이 있는데 나와 똑같은 경우도 있고 내가 겪지 못했지만 너무 이해하는 사연들도 있다. 사람들이 왜 사연을 공유하고 살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공유했을 때, 또 반대로 사연을 들으며 위안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구나 느끼며 위안이 되더라.
남금필도 마찬가지다. 그의 인생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그가 살튼〈?모습 보고 시청자들이 위안 받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특별히 어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연들이 있지 않나. 각자가 겪고 있는 사건이 크고 작든 그 상처가 더 크고 적고는 아닌 것 같다. 내가 겪는 상처는 어떤 일이건 크게 아프지 않나. 남금필은 그런 의미에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충분히 잘 살고 있다는 기쁨을 드릴 수도 또 공감도 드릴 수 있는 것 같다.
- 느와르 장르부터 드라마, 스릴러, 코믹까지 굉장히 다양한 필모그래피가 있다. 출연작 중 대표작 세 편을 꼽는다면.
▶ 정지우 감독의 '4등'은 제가 어느 자리에서건 꼽는 영화다. 영화 자체가 좋기도 하고 제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이런 맛이구나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 정지우 감독님께 배운 것도 많다. 두 번째는 저를 영화의 길로 이끌어 준 '화차'다. 또 드라마 중에서는 '아직 최선'을 꼽고 싶다. 끝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되게 현실적이라 좋다. 제 성향상 좋아하는 작품이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더 하게 될 것 같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여서 더 좋다.
- '악질경찰'의 권태주나 '독전' 박선창 등 살벌한 악역부터 '부부의 세계' 이태오, 그리고 남금필까지 선과 악을 오가는 다채로운 캐릭터 소화력이 눈길을 끈다.
▶ 저는 다 재미있다. 희한하게 늦게 연기의 맛을 느껴서 그런건지 악역을 할 때 제가 즐거워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내 현실과 다른 인물들이라 그런 역할을 할 때 나름의 자유로움이 있다. 남금필도 그렇고 '부부의 세계' 태오도 물론 자유로운 역할이지만 어떤 역할로 들어갈 때 카타르시스가 있는 것 같다. 그 인물로 들어가서 그 인물의 바다에서 즐겁게 헤엄치고 나오다 보면 작품이 금방 끝나 있다. 어떻게 하다보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제가 엉뚱하거나 다른 편에 서서 공감해서 생각해보는 일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배우가 참 잘 맞는 것 같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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