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때부터 혼밥은 없다"..윤석열의 '식사·산책' 정치 살펴보니

김일창 기자 2022. 3.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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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매일 '공개 점심'..수저 놔주고 음식 건네고 "후보 시절부터 봐온 모습"
식사 후 주변 산책하며 시민들 만남.."화합·통합, 말 아닌 실천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인근 음식점에서 인수위 지도부와 함께 점심식사로 김치찌개를 먹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측 제공) 2022.3.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점심 시간'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당선인 측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 첫 출근한 날부터 전날(17일)까지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공개' 점심 자리를 가졌다.

당선 후 첫 현장 행보로 주목을 끈 14일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에서 윤 당선인은 상인연합회 관계자들과 시장 내 유명한 국밥집에서 '꼬리곰탕'을 먹었다.

윤 당선인은 자리에 앉은 상인회 관계자들을 위해 직접 수저를 놓아주고, 국밥이 나오자 후추간을 직접 해줬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부터 봐온 모습이라 특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첫 지방일정이 있던 15일에는 경북·강원 동부 산불 사고 당시 진압대 등에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 한 중식당에서 관계자들과 '짬뽕'을 먹었다.

이 식당은 산불 당시 선의를 베푼 것으로 유명해지며 일명 '돈쭐'(선행을 베푼 식당이나 상점 등에 돈으로 혼쭐을 내준다는 뜻)이 난 곳이다. 윤 당선인이 이 소식을 듣고 직접 이곳에서 식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16일에는 집무실 인근 한 식당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서일준 비서실장 등과 김치찌개를 먹었다.

아울러 전날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 장제원 실장 등과 집무실 인근 한 이탈리안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윤 당선인은 샐러드에서 피자까지 오찬 내내 원로들에게 손수 음식을 그릇에 담아 건넸다.

네 번의 점심 식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노(NO) 혼밥, 시민들과의 접촉(산책)'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9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이 된다면 혼밥을 하지 않겠다. 사람이 밥을 나누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며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현재까지 약속을 100% 지키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인수위 지도부와 산책하며 만난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 당선인의 '어울림 행보'는 과거 대통령 당선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안가를 사용했고, 일상 업무 외에 테니스·예배 참석 등 개인 일정에 집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후 두 차례 도시락을 만들어 쪽방촌 등에 배달하며 소외계층 보듬기에 나서긴 했지만, 인수위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외 활동도 자제했다.

대선 바로 다음날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이던 지난 2019년 5월10일 도보로 청와대를 빠져 나와 삼청동에 있는 한 식당에서 보좌진들과 오찬을 함께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거닐며 시민들을 만나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다.

대통령급 경호를 받고 있음에도 일반 식당에서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장면으로 꼽힌다.

대통령이 머무르거나 이동하는 장소는 보안과 경호를 위해 비우거나 차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윤 당선인은 그런 지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대문시장을 방문했을 때도, 집무실 인근 김치찌개집과 이탈리안 식당을 방문했을 때에도 윤 당선인은 사람들과 함께 걸어서 이동하고 복귀했다.

남대문시장 입구에서 차에서 내린 윤 당선인은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거나, 간담회장에서 식당으로 이동할 때 만난 시민·상인들과의 스킨십을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다. 촬영 요구에는 흔쾌히 응하며 같이 사진을 찍는 모습도 포착됐다.

16일 김치찌개를 먹고 집무실로 향할 때는 경복궁역 인근을 약 1㎞ 가까이 산책하며 함께 사진을 찍자는 시민들의 요구에 응하거나 유모차에 탄 아이의 손을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네는 등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전날에도 마찬가지였다. 윤 당선인은 참석자들과 약 10분 동안 경복궁 앞 돌담길을 걸으며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화합과 통합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우리와 진영과 이념이 달랐어도 국민만 보고 섬기며, 이 동일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일하는 정부를 만들고자 한다"고 오찬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3.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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