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보호받나"..강서구 데이트폭력 피해자 '여가부 폐지 반대' 청원

서울 강서구 데이트 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반대하는 청원을 게재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여가부 폐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강서구 데이트 폭력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힌 A씨는 “가해자 형량이 줄었는데 이미 재판 중에 구금돼 있어 형기의 반 이상이 지난 데다 초범에 나이가 어려서 가석방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며 “그럼 가해자와 저는 빠르면 이번 가을에 마주칠지도 모른다”고 운을 뗐다.
강서구 데이트 폭력 사건은 2020년 연인 시절 찍은 불법 촬영물을 지워주겠다며 유인해 감금하고 성폭행한 사건이다. A씨는 지난해 7월 가해자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고 이는 2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대중적 공분을 샀다. 가해자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돼 현재 복역 중이다.
A씨는 “저 이제 사람 많은 곳은 아예 못 간다. 가해자와 마주칠까 봐 정말 두렵고 온몸이 떨리고 숨이 안 쉬어진다”며 “정신과 약만 계속 늘어가고 제 불안함은 늘 똑같다. 환청도 들리고 가위도 매일 눌린다. 이미 반은 죽은 상태 같다”고 했다.
A씨는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과 무고죄 강화 공약을 언급하며 “저는 그러면 여가부에서 해주던 신변보호를 어디서 받아야 하나”고 물었다. 이어 “가해자가 절 찾아와 무서워서 신고했다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면 신고했다고 제가 무고죄로 잡혀가면 어떡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여가부 폐지, 무고죄 강화 제발 막아 달라. 성범죄 피해자들은 숨을 곳이 없다. 제발 부탁한다”라고 적었다.
해당 청원글은 16일 오후 9시 기준 5만 9835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 50개 단체는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여성 뿐만 아니라 아동,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해왔다. 선진국에서 젠더 전문 부서를 신설하고 강화하는 마당에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김잔디(가명)씨는 지난 15일 중앙일보 기고문을 통해 “꼭 정부 조직에 ‘여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부처가 있어야만 권리를 보장받는 형식적인 양성평등만이 필요한 것인가”라며 여가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고 사실상 해당 공약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가부가 굳건히 존재했던 지난 5년 더불어민주당 정권에서 벌어졌던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거다”라며 “모두가 기억하듯 민주당은 자기 당 소속 권력자들의 잇따른 권력형 성범죄의 피해자들을 피해자라 부르지조차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폐지 공약의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공약을 내건 것만으로도 국민의 삶을 직접 변화시키는 중대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지난 민주당 정부와는 달리 2차 피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해당 공약에 대해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동안의 여가부가 남녀갈등, 갈라치기, 그리고 전투적 페미니즘으로 자기 존재 이유를 가져왔었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의 역사적 역할은 이제는 끝났다(고 본다)”며 “여가부의 정신과 구체적인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존중을 하면서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많은 오해들이 있다”며 “여가부에는 한부모가정 지원, 성폭력 피해자 지원 등 숨은 기능과 역할이 많이 있다. 이런 부분까지 없어지는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은 전부 괴담이다. 구체적인 혜택을 받고 그 정책의 대상이 되는 국민이 있는데 어떻게 없애겠나.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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