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데, 양성인데, PCR 검사.."선별진료소 도떼기 시장"

2022. 3. 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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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오긴 했는데 혹시 몰라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갑니다."

시민 김모(57) 씨는 "선별진료소의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PCR 검사를 받고 가는 길"이라며 "병원에서 검사가 바로 가능한 걸 알지만 진료소 의료진의 PCR 검사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경우 현재 PCR검사소와 신속항원검사소가 각각 인근 거리에서 분리된 채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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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신속검사 양성인정에도..
"가깝고 무료에 정확성 신뢰
음성인데 불안해서 내일도 올것"
전문가 "검사과정서 감염 위험"
"증상 심하거나 꼭 필요할때만"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모습. 김희량 기자

“병원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오긴 했는데 혹시 몰라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갑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임모(86) 씨는 이렇게 말했다. 동네 병·의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정된 첫날이지만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여전히 끊이지 않았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전국 7588개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해당 병원이 어딘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코로나19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방대본은 하루 30만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PCR 검사로는 대응이 어려워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일 경우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확진으로 판정받는 둘째 날이었던 이날 오전, PCR 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은 신뢰성을 첫손에 꼽았다. 시민 김모(57) 씨는 “선별진료소의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PCR 검사를 받고 가는 길”이라며 “병원에서 검사가 바로 가능한 걸 알지만 진료소 의료진의 PCR 검사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경우 현재 PCR검사소와 신속항원검사소가 각각 인근 거리에서 분리된 채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다.

자가검사키트와 신속항원검사의 결과가 상반돼 PCR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도 있었다. 중학생 신모(14) 양은 “자가검사키트에서는 양성이 나왔는데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결과가 다르니 불안해 PCR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설명했다.

동네 병원보다 선별진료소가 더 가까워 진료소로 왔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거주하는 70대 김승기 씨는 “따로 살지만 교류가 잦은 손자가 확진됐는데 진료소 인근에 살고 있어 PCR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찾은 서울 성동구청 임시선별검사소도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했으나 실제 검사자 감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선별검사소에서 근무하는 박수용(60) 씨는 “일요일(13일)에는 보건소가 쉬어, 마치 도떼기시장처럼 사람이 몰렸다”며 “오전에만 400여 명이 온 것 같은데 신속검사 영향으로 검사 인원이 줄어들었는지는 일주일은 지나봐야 체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문제로 선별진료소를 찾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24) 씨는 “개강하고 오랜만에 밥을 먹고 집에서 재워 준 친구들이 확진됐는데 자가검사키트 하나가 학생한테는 두 끼 값이다. 진료소는 공짜니까 왔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없이 대면수업에 나가다 혹시나 더 많은 친구에게 감염시킬까 걱정돼 이틀 연속 검사를 받았다”며 “오늘(14일)도 음성 나왔지만 불안해서 내일(15일)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폭증 상황에서 자칫 선별진료소나 동네 병원에 검사차 방문했다 감염될 위험에 대해 우려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 PCR 검사 과정에서도 재채기를 통해 감염될 우려가 있고, 좁은 공간에 수십 명이 밀집된 동네 병원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하러 갔다 오히려 코로나19에 걸려올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가검사키트의 경우 감염 초기에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시간이 지나면서 양성이 나올 수 있다”며 “개인적 의심보다는 자가검사키트 결과가 양성이거나 증상이 심하거나 바로 치료에 돌입해야 하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PCR)검사를 받으러 가시는 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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