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반대" 러시아 뉴스 중 뛰어든 여성.. 당황한 앵커 행동은

러시아 국영 채널에서 뉴스를 방송하던 중 1인 시위자가 ‘전쟁 반대’ 피켓을 들고 난입했다. 국영방송에서 ‘전쟁 반대’가 언급된 것 자체가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영 채널 ‘채널원’에서 저녁 뉴스가 생방송으로 보도되던 중, 한 여성이 ‘전쟁 반대’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앵커 뒤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이 회사 직원 마리나 옵샨니코바로 밝혀졌다.
옵샨니코바는 ‘전쟁 반대(NO WAR)’ 문구 아래 러시아어로 “전쟁을 멈춰라. 선전·선동을 믿지 마라. 그들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맨 아랫줄에는 영어로 “러시아인들은 전쟁에 반대한다”고 썼다.
당황한 뉴스 앵커가 더 큰 목소리로 자신의 대본을 읽었지만, 옵샨니코바가 “전쟁 반대! 전쟁을 멈춰라!”라고 외치는 소리가 전파를 탔다. 이후 뉴스는 미리 녹화된 화면으로 전환됐다.

옵샨니코바는 생방송 시위 전 자신의 SNS에 영상을 올려, 자신의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인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행히도 지난 몇 년간 나는 ‘채널원’에서 일했고 크렘린궁의 선전을 도왔다. 부끄럽다”며 “TV화면에서 거짓말을 하도록, 러시아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도록 한 게 부끄럽다”고 했다. “이 모든 게 시작된 2014년, 우리가 침묵한 것이 부끄럽다. 크렘린궁이 나발니를 독살하려 할 때 시위에 나서지 않았고, 이 모든 반인간적인 체제를 지켜보기만 했다”며 “이제 세계가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다음 세대들은 이 형제간의 전쟁의 부끄러움을 씻어낼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범죄다. 그리고 러시아가 바로 그 범인이다”라며 “이 침공의 책임은 오직 한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의 양심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옵샨니코바는 “우리는 러시아인이고, 생각할 수 있고, 똑똑하다. 이 모든 광기를 멈출 수 있는 건 오직 우리뿐이다. 시위를 하러 가자! 두려워 마라!”라고도 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 채널원은 이후 성명을 내고 “한 외부 여성이 침입해 사건이 발생했다. 내부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옵샨니코바는 현재 구금상태인 것으로 전했다. 타스 통신은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해 옵샨니코바에게 러시아군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 형사처벌 할 수 있는 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초 새로 발효된 법으로 위반 시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이를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해왔고 전쟁 관련 목소리를 통제했다. 러시아 곳곳에서 발생한 전쟁 반대 시위로 현재까지 구금된 사람은 노인과 어린 아이를 포함해 1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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