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 최수연 신임 대표가 이끌 네이버 3년은?

한예주 2022. 3.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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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총서 최수연 신임 대표 선임…글로벌, 조직쇄신 초점

최수연 네이버 신임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한예주 기자] 최수연 대표가 네이버호의 새로운 선장 자리에 앉았다. 1981년생 최 대표의 선임으로 네이버의 경영 리더십은 창업 세대에서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MZ세대로의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젊은 리더십을 통해 네이버는 대대적인 조직쇄신과 함께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 네이버, '최수연 시대' 개막…'MZ세대 DNA' 심다

15일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시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책임리더를 새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힌 지 4개월만이다. 만 40세이던 최수연 책임리더가 네이버의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는 점은 역대급 '파격' 그 자체로 평가받았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고 가장 젊은 CEO라는 점과 사내 주요 임원직을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로 직행했다는 점 때문이다.

1981년생 최 신임 대표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 등을 거친 이과와 문과를 아우르는 소양을 갖춘 인재로 평가받는다.

2005년 네이버에 입사한 최 신임 대표는 2018년 미국 법무법인 코브레&김(Kobre & Kim) 국제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거쳐 지난 2019년 네이버에 재합류했다. 지난해 3월엔 네이버 비등기임원으로 임명됐다.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전임인 한성숙 대표가 서비스 기획에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었다면, 공대를 나온 뒤 변호사로 일했던 최 신임 대표의 경우 기술적인 분야와 인문학적 소양을 골고루 갖췄다. IT 서비스 전문가가 대표를 해야한다는 틀을 깬 '융합형 리더'라는 평가다.

최 신임 대표는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사업 간 융합을 실험하며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어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가치로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최수연 네이버 신임 대표이사와 한성숙 전임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조직문화 개선…"이번주 중 괴롭힘 근절 대책 발표"

이번 인사는 조직쇄신, 글로벌 진출이라는 과제를 안은 네이버 절실함이 담긴 결정으로 평가됐다.

최 신임 대표는 CEO 내정 이후 1000명에 가까운 임직원과 만나며 활발한 내부 소통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성과급 논란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직원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인적 자원이 중요한 IT 업계의 특성상 조직관리는 경영진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때문에 네이버에 머문 기간이 길지 않은 최 대표에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의 문제를 파악하라는 미션이 내려졌다는 말도 나온다.

최 신임 대표는 주총에서 "CEO로 선임된 것은 네이버의 사업과 구성원들에 대한 주주들의 엄청난 신뢰이자 훨씬 큰 도전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신뢰와 자율성에 기반한 네이버만의 기업문화를 회복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먼저 직원분들에게 먼저 이메일을 쓰려고 한다. 제가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직원분들 역시 듣고 싶은 얘기가 많으실 것"이라며 지속적인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직장내 괴롭힘 근절 대책에 대해선 "이번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세 예정…"라인, 웹툰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 키울 것"

아직까진 공식적인 대외 행보가 없었지만, 주총 선임을 계기로 최 신임 대표의 리더십 색채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신임 대표는 글로벌 공세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그는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 사업 발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 신임 대표는 "네이버가 갖고 있는 모든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며 "2년 전 네이버에 합류하고 사업들의 글로벌 확대를 지원하는 과정 속에서 글로벌 업계나 파트너사들의 높은 관심과 평가를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은 네이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업 목표다. 네이버는 지난 20여년간 끊임없는 해외 시장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라인, 웹툰, 스노우, 제페토, 웍스모바일 등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를 안착시켰다. 소프트뱅크, 왓패드, 왈라팝, 코렐리아 캐피탈 등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았고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했다.

인터넷 1세대 주역들이 네이버에서 글로벌 사업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면, 인터넷 2세대로 꾸려진 새 경영진은 수확에 나서야 한다. 이에 최 신임 대표는 취임 후 글로벌 공세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네이버는 CEO와 CFO를 내정하며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선제적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할 신규 사업 발굴 책임을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신임 대표는 "앞으로의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 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 영역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수연 체제'는 오는 5월 정권 교체에 따라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과 플랫폼 규제 이슈에 대한 대응도 과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플랫폼 기업 규제에 대해 '필요할 때 최소규제'를 제시했다. 이에 현 정부가 추진해온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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