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파친코' 다큐멘터리보다 더 리얼한 연기+문제적 화두

김경희 입력 2022. 3. 14. 18:02 수정 2022. 3. 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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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오리지널 시리즈 기대작인 '파친코'가 언론기자를 대상으로 선공개되었다. 이민호-윤여정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며 도대체 어떤 작품인지 궁금했는데, 막상 작품을 보고나니 놀라움이 가장 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3월 25일 공개될 '파친코'는 기존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처럼 한번에 모두 공개가 아닌 에피소드 1, 2, 3은 3/25(금) 공개, 에피소드 4는 4/1(금) 공개, 에피소드 5는 4/8(금) 공개, 에피소드 6은 4/15(금) 공개, 에피소드 7은 4/22(금) 공개, 에피소드 8은 4/29(금) 공개로 예정되어 있다. 1,2,3회차를 한번에 보고나면 그 다음부터 1주일에 한편씩 기다렸다 보기에 정말 숨이 막히고 감질맛나서 심지어 다음편을 기다리는 데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파친코'는 다큐멘터리보다 더 세밀하고 리얼한 연기와 캐릭터,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생경한 풍광, 한 회차장 한명씩 등장인물 관계도를 알게 하는 감질맛 나는 전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가족처럼 공감하게 만드는 농도 짙은 스토리까지. 근현대사 100년을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으로 옹골지게 담아 내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의 3개국어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특히 한국어 대사라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막의 도움이 필수일 정도로 캐릭터들의 설정에 리얼함을 담아내었다. 다 보고나면 8편의 에피소드에 어떻게 이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놀라울 정도로 4대에 걸친 '선자' 가족의 연대기가 꽉꽉 눌러져 있는데 그건 바로 코고나다와 저스틴 전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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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에 대한 이해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 이민 1.5세대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실제 작가도 미국 이민에서 일본 출신 남편을 만나 결혼하기까지 부모님의 반대로 힘든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전세계 어떤 나라와 스포츠 경기를 해도 '한일전' 만큼 예민하지 않을 우리 민족의 분위기를 떠올려봤을때 일본은 우리에게 참 각별한 나라다.

원작 소설 '파친코'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해 온갖 핍박을 받고 있던 1900년대, 어렵게 얻은 딸 '선자'가 시대와 조국을 어떻게 겪으며 성장했는지, 그렇게 성장한 '선자'는 살아남기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녀의 선택으로 감당했어야 하는 삶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웠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낸 그들에게 '고향'은 어떤 의미인지, 조국을 떠나와 일본에서 삶의 터전을 잡은 '순자'의 자손들은 과거 역사의 영향을 어떻게 받으며 살고 있는지를 담담하게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미국 '올해의 책' 후보에도 올랐으며 미국, 영국, 호주, 아일랜드, 터키, 폴란드에서도 판매되며 '자이니치(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을 지칭하는 말)'를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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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관련있는 두 명의 감독

한국계 일본 감독인 코고나다 감독과 재미교포 2세인 저스틴 전 감독이 각각 4편씩 연출, 제작했다. 두 감독 모두 '애프터 양' '블루 바유' 작품으로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재능있는 감독이자 한국과 관련이 있는 감독들이다. 뿐만 아니라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재일한국인, 또는 이민자의 삶을 어떻게든 겪어본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 감독들이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작품 속에 어떻게 녹이고 담아 냈을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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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배우들로 채워낸 리얼리티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윤여정이 노년의 ‘선자’ 역으로 열연했으며, ‘한수’ 역에 이민호, ‘솔로몬’ 역에 진하, 10대 시절의 ‘선자’ 역에 김민하, ‘나오미’ 역에 안나 사웨이, 젊은 시절의 ‘경희’ 역에 정은채, ‘양진’ 역에 정인지, ‘톰’ 역에 지미 심슨, ‘요셉’ 역에 한준우, ‘에쓰코’ 역에 미나미 카호, ‘이삭’ 역에 노상현, ‘모자수’ 역에 아라이 소지 그리고 어린 ‘선자’ 역에 전유나가 출연한다. 이 중에 대중이 쉽게 알아볼만한 인물은 윤여정, 이민호, 정은채 정도일 것.

낯선 얼굴이 대거 등장하여 작품 속 캐릭터로 열연하는 건 시청자들에게 가장 쉽게 작품을 '진짜'라고 믿게 해주는 조건이다. 실제 1900년대 당시를 보여주는 듯한 배우들의 연기와 미술, 그리고 당연히 그들의 실제 자식처럼 느껴지는 2000년대의 인물들과 미술까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가 혼란스럽지 않은건 이들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진 밀도감 때문이었다.

이 작품을 보고나면 진하, 김민하, 안나 사웨이, 정인지, 한준우, 노상현, 아라이 소지, 전유나 등의 배우들에대해 더 많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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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조국, 고향이란 무엇인가

원작 소설의 첫 문장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다. 이 말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시리즈의 8개 에피소드를 다 보고나면 가슴 깊이 느껴지게 된다. 이런 작품이 국내 방송이 아닌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무적이다. 물론 이 작품을 보는 우리의 시선에도 많은 아픔과 반성이 있겠지만 과연 일본의 반응은 어떠할지도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이 작품에 출연한 일본 배우들의 심경도 궁금하고,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들은 어떤 의지를 담았는지도 궁금해진다.

다행히 조만간 출연진들의 인터뷰가 있을 예정이어서 듣게 되겠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우리의 아픈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를 많이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애플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는 3월 25일 공개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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