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T 서호영 상무 "사람같은 AI 3년내 가능..대중화 관건"
기사내용 요약
KT AI 통화비서, 작년 10월 출시…2만2000 가입자
"목표는 매출 아닌 소상공인 상생 및 대중화"
"보이스봇 서비스가 AI 대중화의 첨병 역할"
"AICC 영역에선 일자리 감소보다는 그 반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사람에 가까운 인공지능(AI) 서비스 구현은 기술적으로 3년 내 가능하다. 같은 시점까지 AI에 대한 대중성을 높여 기술과 조화를 이루게 하겠다."
최근 AI 기술이 사람처럼 대화하는 경지에 이를 정도로 고도화되면서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굴지의 IT 회사들이 AI 서비스 초기에 AI 스피커를 출시했던 이유도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 AI의 음성 인식 성능을 향상하고 대중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국내 대표 통신기업에서 이제는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도약하는 KT도 마찬가지다. 기가지니 서비스를 시작으로 최근 'AI 고객센터', 'AI 통화비서' 등 AICC(인공지능 컨텍센터) 서비스를 선보이며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AI 통화비서' 서비스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도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고객센터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KT의 AICC 사업을 주도하는 서호영 상무는 10일 뉴시스와 가진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AI 통화비서 같은 보이스봇 서비스들이 AI 대중화의 첨병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상무는 "KT는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서비스들은 주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초점을 맞춰 전개하고 있다. 보이스봇이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 생활 속에 스며들어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된다면, 스마트폰처럼 AI가 대중들에게 친숙해져 효율적으로 쓰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AI 통화비서는 바쁜 소상공인을 대신해 일하거나 부재 중 걸려온 고객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매장 유선 번호로 전화를 하면 사전에 지정한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AI가 응대하는 방식이다. KT의 AI 능동 복합대화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문의에 대한 답변은 물론 예약, 주문 등을 처리할 수 있다.
AI 능동 복합대화는 대화의 흐름을 인식하는 '다이내믹 모델링'을 적용해 고객의 말을 잘 이해하는 기술이다. 또한 고객의 의도를 능동적으로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물어보고, 대화의 문맥을 기억해 고객의 요청을 놓치지 않아 자연스러운 처리가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AI 능동 복합대화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통화비서는 일종의 고객센터 역할을 하는 만큼 밤·낮, 휴일 구분 없이 365일 24시간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 AI가 비영업시간(휴무일, 휴게시간)에도 예약 등을 처리하므로 마음 놓고 쉴 수 있고, 여유가 있을 때 고객의 요청, 불만 등을 살필 수 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가게마다 업종이 달라 요구하는 서비스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AI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예컨대 메뉴를 추천해달라거나, 테이블을 붙여달라는 등 복잡한 대화 응대는 어려워 사장님에게 통화 연결을 전달하기도 한다.
서 상무는 "기술적으로는 어려운 문제가 없다. 기획 단계에서 놓친 부분은 개선하고, 사장님들이 AI 통화비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며 "100번(KT 고객센터)이나/B2B에서 사용하는 보이스봇은 이미 복잡한 대화까지 가능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시점에 통화 비서가 (메뉴)추천까지 해주는 것이 옳은 가에 대한 문제"라며 "가게 사장님들도 아직은 대중들과 마찬가지로 AI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다. 내가 어떤 업무까지 AI에게 맡길 지에 대한 기준이 대중들의 인식에 맞춰져 있지 않다. 점진적으로 AI 통화비서가 해야 할 업무와 기능에 대해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KT AI 통화비서는 현재 2만2000 가입자를 확보했다. KT는 330만 소상공인 비롯해 벤처·스타트업,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프랜차이즈형AICC 상품도 출시했다. 매드포갈릭 봉은사 아이파크타워점에 상용화했는데 고객 문의의 약 70%를 AI 가상상담사가 처리 중이며, 95% 이상의 응대성공률을 보인다. 주문, 예약, 고객관리(CRM) 연동으로 AI 가상상담사를 외식업계에 적용한 것은 매드포갈릭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서 상무는 "가입자 확보와 매출이 목표는 아니다. 다양한 소상공인에게서 AI 통화비서가 '좋다,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완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 이후 소문이 나면 자연스레 가입자가 늘고 매출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 전화·모바일 등을 써주고 있는 고마운 고객 중에는 소상공인이 많은데, AI를 통해 소상공인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통화비서"라며 "장기적으로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서 친숙해지고, 가게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산하면 KT 이미지 제고 및 상품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KT가 AI 통화비서 사업을 전개하는 첫 번째 이유가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이었다면, 두 번째 목표는 AI의 대중화다.
KT는 국내 최대 규모 고객센터에서 만들어진 능동 복합대화기술을 더 고도화해 궁극적으로는 '사람에 가까운 AI'를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KAIST, ETRI, 한양대와 함께 AI원팀에서 다자간 공동연구를 통해 2022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인 ‘초거대 AI 모델’을 이용해 AICC 사업을 비롯한 KT의 AI 지능 고도화에 나선다.
서 상무는 "기술적인 구현과 대중의 친숙도.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해외·국내 기업들이 경쟁하며 초거대 언어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것이 보이스봇 영역에 폭넓게 활용되기까지 3년 안에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대중들이 AI 서비스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친숙도를 쌓아가는지가 관건"이라며 "스마트폰도 어르신들이 익숙해지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AI 서비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에 가까운 AI라는 것은 주관적인 부분이다. 가령, AI가 사람과 비슷하게 말하는 것만 가지고는 사람에 가깝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말은 잘하지만,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사람 같지 않기 때문"이라며 "AI가 사람과 똑같아지려면 많은 질문을 들어야 하고, 가게나 기업의 특수한 상황을 알아야 한다. 그 범위는 넓을수록 좋다. 따라서 KT는 3년 내 많은 서비스를 보급하려고 한다. 스마트폰 혁명처럼 AI 혁명을 체감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서 상무는 AICC 영역에선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하리라 전망했다. 그는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우려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AICC 영역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든다기 보다는 그 반대에 가깝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T 100번 고객센터의 경우를 보면, 반복적인 것에 뺏기는 시간을 절약해서 상담원이 고객에게 상품 업셀링/추가 판매 등으로 상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며 "또 AI를 운영할 인력들이 필요해진다. 상담사들이 교육을 통해 시나리오 작업, 데이터 축적, 정제, 학습 등 새로운 업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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