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뮤지컬] 555m 위의 바이올린
한 남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데, 맙소사, 아래로 한강과 아파트 숲이 보인다. 여기는 어디이고 그는 누구인가?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다. 뮤지컬 배우 콘(KoN)은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옥상에 올라 파가니니의 카프리스24번을 록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했다. 발목에 안전장치를 맨 채였다. KBS가 드론으로 촬영한 이 모습은 지난 9일 대선 출구 조사 발표 카운트다운 장면에도 등장했다. 액터뮤지션(무대에서 연주와 연기를 겸하는 배우)으로 활동 중인 콘은 “시야에 아무것도 안 걸려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짜릿했다”며 “한국 최고 높이(555m) 타워 위에서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은 서울시뮤지컬단이 4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도 출연한다.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토니상, 로런스올리비에상 등을 받은 명작. 1905년 러시아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우크라이나 지방의 유대인 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역경에도 불구하고 전통에 대한 자긍심과 낙관을 잃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노래와 춤, 입체 카드 같은 무대에 담아낸다. 지붕 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피들러(콘)는 주인공 테비에의 분신처럼 그의 심정을 대변해주며 희망을 준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공명하는 부분이다.
콘은 “롯데월드타워에서 연주를 마치고 나니 꼭대기 전문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기분”이라며 말을 이었다.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피들러는 인간을 내려다보는 요정 같은 존재예요. 공연 개막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서 실제 전쟁이 벌어져 안타까워요. 작품 속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끈을 붙잡듯이 지금 우크라이나도 이 시련을 기어이 극복해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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