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신지예, 이준석 저격 "이대남-이대녀 없어..'갈라치기' 정치인만 있었을 뿐"
尹에 호소 "어렵게 이긴 만큼, 국민의 큰 기대에 귀 기울여달라"
"국민 모두가 구분 없이 함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달라"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평온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

제1야당 국민의힘 대선 조직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서 지난 1월 초 사퇴한 신지예씨가 "이대남, 이대녀는 없다"면서 "국민을 나이와 성별로 갈라치기 한 나쁜 정치인만 있었을 뿐"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 성향에서 드러난 이대남-이대녀 현상이 허상이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른바 '이대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이대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많은 표를 보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지예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높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신승으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준석 대표가 불러일으킨 혐오와 공격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에서 비롯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씨는 "어렵게 이긴 만큼 윤석열 당선인께서는 국민의 큰 기대에 귀 기울여주시고, 국민 모두가 구분 없이 함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달라"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평온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한국 정치에 큰 숙제가 하나 생겼다"며 "혐오에 기생하는 정치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합과 화합의 힘으로 혐오와 편가르기식 정치 몰아내자. 코로나 시대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승자독식이 아닌 협력의 정치 문법이 힘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신씨가 이번 선거에서 이른바 '젠더 갈라치기 논란'에 휩싸인 윤 당선인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30세대 여성이 남성과 대비된 채 결집 양상을 보이며 윤 당선인 대신 이재명 후보를 다수가 선택한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일부 나왔다. 하지만 같은 날 윤 당선자는 "젠더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젠더 정책이 향후 새 정부에서도 '분란'의 요소로 부상할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당선 기자회견에서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남녀 양성의 문제를 집합적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지금 이제 어느 정도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갖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쭉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에서는 오해도 받고 공격도 받았지만 남녀의 성별을 갈라치기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오해 마시고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여성을 더욱 안전하고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왔다"고도 했다.
이날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성별로 갈라진 투표 결과는 우리 정치의 책임"이라며 "대선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20대 표심이 철저히 남녀로 갈라졌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저는 양당 모두 뼈아픈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출구조사상 20대 남성은 58%가 윤 후보를, 20대 여성은 58%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 20대 남성과 여성이 자신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쪽, 또는 자신을 적대시한다고 생각하는 쪽의 반대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신뢰가 아니라, 철저한 성별 '분열의 정치'"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문재인 정부 분열의 정치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젠더 이슈의 복잡함과 시대에 따른 변화를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고 젊은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부처 상처를 주고, 구조적 문제 해결보다 얄팍한 카타르시스를 추구했다"며 "정부 스스로 남녀갈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국민의힘이 이대남의 분노를 어루만지고 해소하려 노력한 것은 사회를 앞으로 움직이려는 시도였다 생각한다. 선거란 본래 박탈감을 느끼는 그룹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인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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