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큰 폭 조정, 충격의 서학개미..손실 키운 3대 실책

권성희 기자 2022. 3. 1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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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공부하기]

[편집자주] 주식 투자는 도박이 아닙니다. 세상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어떤 기업이 부상하고 있는지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모든 서학개미들이 부자 되기를 꿈꾸며 변화하는 주식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장기간 보유하고 있으면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미국 주식을 찾아 분석해 봅니다.

올들어 뉴욕 증시가 급락하며 서학개미들의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낙폭이 큰 기술주를 집중 투자해왔던 만큼 타격이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 전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상품 가격 급등 등으로 시장 상황은 올들어 급변했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의 매매 패턴은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뉴욕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급등세를 이어갔던 지난해까지의 강세장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최근 매매 패턴을 통해 손실이 커진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해본다.

악재도 관계없다…기술주 '묻지마 투자'
첫째, 지난해까지 20개월간 시장의 촉망을 받았던 빅테크에 대한 자동 반사적인 저가 매수다.

서학개미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2020년 3월 뉴욕 증시가 폭락한 뒤 급반등하면서다. 그 때부터 지난해 11월22일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때까지 기술주는 떨어져도 금세 이전 고점 이상으로 오르는 강한 상승 탄성을 보이며 거침없이 상승했다.

이 때는 조금 떨어질 때 사는 것이 무조건 돈 버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19일 이후론 주가가 떨어질 때 사도 기대했던 강한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등해도 직전 고점을 넘어서지 못해 주가가 조금씩 낮아지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서학개미는 코로나 강세장 때 투자 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낙폭 과다 기술주 매수에 적극 나섰다.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메타 플랫폼은 지난 2월2일 장 마감 후에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고 다음날인 3일 26.8% 폭락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서학개미는 메타를 6995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매매일+3거래일인 2월8일 결제 기준)

메타는 이날 서학개미들의 압도적인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메타에 대한 순매수는 지난 2월15일까지 이어지며 결제 기준으로 2월8일부터 2월18일까지 총 1억185만달러가 순투자됐다.

이 기간 동안 메타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상장지수펀드)에 이어 순매수 규모가 2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메타는 2월3일 26.8% 폭락해 237.76달러로 마감한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 3월8일에는 190.29달러까지 내려갔다.

2월3일 충격적인 폭락 이후로도 20%가량 추가 하락한 것이다.

메타버스 게임업체인 로블록스도 마찬가지다. 로블록스는 지난 2월15일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해 다음날인 16일 주가가 26.5% 폭락했다.

이날 서학개미는 로블록스를 2517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2월18일 결제 기준) 이날 엔비디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였다.

로블록스는 당시 서학개미의 보유금액이 2억9000만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기에 하루만에 이 같은 순매수는 엄청난 규모였다.

로블록스는 2월16일 26.5% 떨어진 53.87달러로 마감한 뒤 3월8일 41.91달러까지 22.2% 추가 하락했다.

전기차업체 루시드 그룹도 마찬가지다. 루시드는 지난 2월28일 장 마감 후에 올해 자동차 생산량 목표치를 최대 40%까지 삭감한다고 밝혔고 다음날인 3월1일 주가가 13.8% 급락했다.

역시나 서학개미는 이날(결제 기준 4일) 루시드를 1106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날 3번쨰로 많은 순매수 규모였다.

다만 루시드는 지난 1일(종가 24.99달러) 이후로는 8일 종가 24.24달러까지 5거래일간 3.1%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는 7일에 2.4%, 8일에 4.6% 오르며 2일 연속 급등한 영향이다.

인플레 부담, 상품가격 상승에도 '가즈아 기술주'
둘째, 시장 환경이 바뀌고 있음에도 기술주 일변도의 투자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10대 해외 주식은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클래스A,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아마존,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 SPDR S&P500 ETF 트러스트, 루시드 순이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와 인베스코 QQQ가 대형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500 ETF 트러스트를 제외하면 온통 기술주다.

루시드를 제외하곤 모두 미국 내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업이라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많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시총 20위권에 드는 비기술주인 유나이티드헬스, 존슨&존슨, 비자, 월마트. JP모간 등은 서학개미가 보유한 50대 해외 주식에 포함되지도 못한다.

그나마 서학개미가 보유한 50대 해외 주식에 포함되는 비기술주는 장난감회사인 하스브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월트 디즈니, 항공기 제조사 보잉, 음료회사 코카콜라, 커피회사 스타벅스, 석유회사 엑슨모빌, 통신회사 AT&T 정도다.


올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 종목을 봐도 기술주 편애를 엿볼 수 있다. 올들어 순매수 상위 15위권에 기술주나 기술주에 편향된 ETF가 아닌 종목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와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 2개뿐이다.

올들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테슬라는 올들어 주가가 22.0%, 두번쨰로 많이 순매수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49.4% 떨어졌다.

순매수 3위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로 올들어 54.2% 폭락했다.

이어 순매수 4~7위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은 각각 26.8%, 18.0%, 11.3%, 12.2% 하락했다.

애플과 구글을 제외하면 모두 S&P500 지수의 올들어 하락률 12.5%를 웃돈다. 나스닥지수의 올들어 하락률 18.2%과 비교해도 애플과 구글 외엔 마이크로소프트만 비슷한 수준일 뿐 나머지는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다.

화끈하게 '오르면 3배'…떨어지니 곡소리
셋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해 손실이 커졌다.

올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5개가 벤치마크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이 상품들은 벤치마크 지수가 하루에 1% 오르면 3% 수익이 나지만 1% 떨어지면 3% 손실이 난다.

이들 레버리스 상품은 모두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지수를 따른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올해 기술주 낙폭이 심했던 만큼 타격이 더욱 컸음을 짐작할 수 있다.

BMO 마이크로섹터스 팡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BULZ)은 독일의 지수 제공업체인 솔랙티브(Solactive) 팡(FANG) 이노베이션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이 지수는 애플,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엔비디아, 테슬라 등 8개 종목과 반도체, 전자부품, 컴퓨터 통신 등 기술 분야에서 거래량이 많은 7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BMO 마이크로섹터스 팡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은 올들어 62.7% 폭락했다.

디렉시온 데일리 테크놀로지 불 3X ETF(TECL)는 러셀1000 테크놀로지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ETF로 올들어 46.7% 하락했다.

BMO 마이크로섹터스 팡+인덱스 3X 레버리지 ETN(FNGU)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팡+인덱스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팡+인덱스는 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바이두, 엔비디아, 테슬라 등 10개 기술 관련 기업이 10%씩 똑 같은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마이크로섹터스 팡+인덱스 3X 레버리지 ETN은 올들어 57.0% 하락한 상태다.

미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설 때 주식 수익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여왔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가와 원자재 가격,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 전인 지난 1월에 이미 7.5%를 기록했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로선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전쟁으로 인해 소비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벌써부터 경기 둔화, 심하면 침체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 때문에 주식에는 치명적인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에이션 가능성까지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서학개미들에게 물가가 비교적 안정된 가운데 저금리 속에 통화량이 풍부했던 코로나 강세장 때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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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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