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7조 투자 '승부수', 양극재 1위 日-핵심 소재 1위 中 함께 겨눴다

김성은 기자 2022. 3. 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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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가 지난달 말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중국과 일본 모두를 겨냥한 것이란 평가다.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력 측면에서 일본 기업을 따라잡아 세계 1위로 올라서는 한편, 양극재 핵심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춰나가겠단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2위를 기록중이다. 일본 후지경제 조사에서 해당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은 일본 스미토모금속광산(SMM)으로 지난 2020년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하는 48.8%다.

다만 1~2위 업체간 점유율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격차는 2017년 41.3%포인트에서 지난해 21.2%포인트로 줄어들었다.

SMM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비철금속 자원의 탐사, 개발까지도 아우르며 오래 전부터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춰온 기업으로 통한다. 에코프로비엠은 뒤늦게 도전장을 낸 셈인데 2008년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양극재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SMM 뒤를 빠르게 쫓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란 통상 니켈 함량 80% 이상인 양극재를 이른다. 니켈함량이 높아질수록 용량을 키울 수 있지만 불안정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안전하게 니켈 함량을 높이는 것이 기술력의 관건이다. 현재 NCA 양극재를 주로 사용하는 배터리 기업은 삼성SDI, 파나소닉 등이 꼽힌다.

SMM이 현재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데는 최종 고객사인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란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나소닉은 배터리 전량을 테슬라에, SMM은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전량을 파나소닉에 납품하는 구조다.

지난해 7월 SMM은 470억엔(50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높인다고 밝혔다. 투자 발표 시점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투자와 함께 월 5000톤 수준의 SMM 양극재 생산능력이 2025년 약 7000톤으로, 2027년에는 1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최근 에코프로가 던진 7조원의 대규모 투자안에는 이같은 일본 최고 하이니켈 양극재 기업을 조만간 따라잡겠다는 계산이 반영됐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에코프로는 7조원 중 절반 이상인 4조원을 양극재 사업에 투자한다.

에코프로는 양극재로 NCA를 쓰는 삼성SDI 뿐만 아니라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쓰는 SK온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월간 약 5000톤으로 추산된다. 이번 투자를 발판삼아 NCA, NCM을 모두 합친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연간 55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인데 월평균 환산시 4만6000톤에 달한다. SMM이 NCA 양극재 생산에 치중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1위 기업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생산능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4~5년간 에코프로비엠은 기존에 시장을 이끌었던 일본 기업을 뛰어넘느냐 마느냐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게 될 것"이라며 "계열사의 상장, 합작법인 설립 등 자금을 조달해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 투자안의 또 한가지 포인트는 전구체 사업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점이다. 양극재 사업에 이어 가장 많은 규모다.

전구체란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필수 소재다.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이고 양극재 원가에서 전구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달하는 만큼 핵심 중의 핵심 소재라 할 수 있다.

SNE리서치,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NCM 전구체 수입량의 약 90%가 중국산이다. 글로벌 전구체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76%, 한국이 14%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전구체 내재화 비율을 높일수록 원가비용은 절감될 뿐만 아니라 높은 중국 의존도에서 탈피할 수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 증가 및 고용량·고출력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NCM 양극재 생산량고 급증할 수밖에 없다"며 "전구체 품질과 선행 기술 개발 그리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구체 내재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에코프로의 경우 현재 전구체를 만드는 계열사 에코프로지이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미 에코프로비엠의 중국산 전구체 수입 의존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원가, 기술력을 고려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일부 물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는 2021는 약 2만4000톤에 달했던 전구체 생산능력을 이번 투자를 통해 2026년에는 19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자사의 늘어나는 양극재 수요를 스스로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생산능력을 높인 뒤 외부 양극재 기업에의 판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자립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에코프로가 전구체 수직계열화 뿐 아니라 폐배터리 재활용, 수산화리튬 제조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양극재 생산 비용을 낮춰나갈 수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특화된 소재 기술을 확보해 소형 전지에서 중대형 시장까지 아우르는 에코프로만의 독자적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포항 캠퍼스를 기반으로 구축한 양극재 생태계를 바탕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의 성장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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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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