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물도 관광지도 타버렸다.."추억이 잿더미로" 한숨

하정연 기자 2022. 3. 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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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것처럼, 산불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소중한 기억이 깃든 물건들도 산불이 모두 앗아갔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이번엔 또 다른 산불 피해 현장인 강원도 동해 지역을 취재했습니다.

동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논골담길인데, 강풍에 불티가 날려 불이 붙은 겁니다.

[한정숙/동해시 묵호동 : 어휴 말하면 뭐해요. 속이 상하는데 아주. 말할 수가 없죠 뭐. 그래도 인명 피해가 없고 그냥 집만 전소가 됐으니까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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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산불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소중한 기억이 깃든 물건들도 산불이 모두 앗아갔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이번엔 또 다른 산불 피해 현장인 강원도 동해 지역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습니다.

언덕 위에 있던 집들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동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논골담길인데, 강풍에 불티가 날려 불이 붙은 겁니다.

[한정숙/동해시 묵호동 : 어휴 말하면 뭐해요. 속이 상하는데 아주. 말할 수가 없죠 뭐. 그래도 인명 피해가 없고 그냥 집만 전소가 됐으니까 괜찮아요.]

해송이 일품인 동해 어달산 일대도 쑥대밭이 됐습니다.

강원도기념물로 지정된 봉수대는 불에 검게 그을렸고,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을 소장했던 한 사찰은 폐허가 됐습니다.

[정산/동해 향운암 주지 스님 : 불이 상당히 좀 다급했습니다. (보물을) 좀 옮기다가 다치기도 하고 뭐 이랬습니다.]

부모님 추억이 그리워 최근 이곳으로 이사를 준비하던 김현숙 씨는 한순간에 모든 걸 잃었습니다.

[김현숙/동해시 망상동 : 부모님의 향취가 느껴졌던 걸 한 개도 건질 수가 없으니까 그게 제일 가슴 아프고… 막 애가 타서 발을 동동 구르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훈장, 가족사진과 손주들 상장으로 가득했던 안방, 매년 5남매가 모였던 정원까지 모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김현숙/동해시 망상동 : 막상 제게 닥치고 보니까 가슴이 막 발기발기 찢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나쁜 짓도 안 했는데 왜 이런 게 나한테 오지', 막 이런 생각이 들고.]

대표적인 관광지인 묵호항 근처의 민가.

황급히 대피했던 주민들과 가족들이 집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하나둘 모여듭니다.

이곳은 집의 안방으로 쓰였던 곳입니다.

보시다시피 지붕과 철제 구조물 전부 내려앉으면서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서순자/동해시 묵호동 : 탔어, 아무것도 없어, 재밖에 없어. 우리 한 40년 넘게 살았어요.]

산불이 끝나더라도 주민들의 상처가 치유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걸로 보입니다.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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