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음성 파일 "박영수 통해 윤석열 '대장동 대출' 수사 무마했다"

허진무 기자 입력 2022. 3. 6. 22:53 수정 2022. 3. 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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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측 “봐주기 수사한적 없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10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피고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 후보가 ‘대장동 대출’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경향신문 2021년 10월7일자 보도 등)과 관련해 당사자인 김씨가 이를 인정한 발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뉴스타파가 6일 공개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지난해 9월 성남시 판교로의 한 카페에서 동료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만나 “(박영수의 영향력이) 통했지. (윤석열이)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라고 말했다. 신 전 위원장이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라고 묻자 김씨는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박○○ (검사가) 커피 주면서 몇 가지를 (질문) 하더니 (조우형을)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조우형씨는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친인척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출 1155억원을 불법 알선해주고 수수료 10억3000만원을 받았다.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할 때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계좌추적도 당했지만 입건되지 않았다. 당시 변호인은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이 대장동 인허가 로비 수사를 할 때 뒤늦게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김씨는 조씨에게 박 전 특검을 소개한 상황에 대해 “얘(조우형)가 다른 기자를 통해서 찾아와. ‘형님, 제가 이렇게 수사받고 있는데 다른 기자분들이 해결 못해주는데… 형님이 좀 해결해 주세요’ 그래서, 그런데 형이 직접 (검찰에) 가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내가 솔직히 (검사들을) 다 아는데, ‘석열이 형, (조우형이) 내 동생이야’라고 어떻게 말하겠냐. 그래서 내가 박영수를 소개해줘”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의 다른 핵심 피고인인 남욱 변호사도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김씨 음성 파일과 비슷한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라고 했다. 조우형이 검찰에 출석해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라고 진술했다.

윤 후보 측은 입장문에서 “조씨뿐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된 어떤 사람도 ‘봐주기 수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 측은 “김씨와 아무런 친분이 없어 ‘석열이 형’이라고 부를 사이가 전혀 아니다. 대장동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후 검찰 수사를 앞두고 김씨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씨의 일방적인 거짓말을 토대로 봐주기 수사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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