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對 벨라루스 수출 통제 조치.."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지원"
명태 가격 상승, 필요시 정부 비축 물량 수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벨라루스 공화국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대(對) 러시아 수출 통제에 이은 조치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벨라루스에 7000만불의 수출을 하고 있고 8000억원 규모로 수입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전체 수출·수입에서 각각 0.1%씩 차지하는 것으로, 교역국들 가운데 수출 규모는 118위, 수입 규모는 97위에 해당한다.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는 정부의 대 러시아 조치와 유사한 방식으로 적용될 방침이다. 우선 전략 물자 수출을 제한한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에 대해 이른바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서 정한 전략물자 품목의 수출을 사실상 불승인하는 방식으로 향후 전략물자 수출 심사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었다. 4대 다자 수출통제체제는 핵물질과 관련한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재래식무기 관련 바세나르체제, 생화학무기 관련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 관련 미사일기술통제체제 등이다.
우려 거래자를 2개 추가 지정한다. 한국은 앞서 미국의 우려거래자(EL·Entity List)에 추가된 러시아 기업 49개사를 우리나라 우려거래자로 지정해 수출을 제한해왔다. 비전략물자이지만 미국이 독자적 수출통제 품목으로 정한 반도체·정보통신·센서·레이저·해양·항공우주 등 57개 품목에 대한 통제도 러시아와 동일한 내용으로 이행할 예정이다. 기업의 자발적 신청을 독려하고 상황 허가(캐치올) 제도를 활용해 해당 품목의 수출 통제를 위한 법령을 개정한다.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등 관련국에 조속히 전달하고, 이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우리 기업들과 재외 국민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한층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한미 간 긴밀한 협의로 우리나라가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면제국이 돼, 정부가 수출 통제권을 행사하게 됐으므로 57개 비전략물자 통제의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명태 등의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는 “아직까지 수급에 큰 차질은 없으며, 재고량도 충분하다”며 “명태를 중심으로 7일부터 민관합동 도소매가격 모니터링 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필요시 정부비축물량 조기 수매 및 할인행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곡물 가격 상승세를 방어하기 위해 사료용 옥수수는 대체 국제 입찰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물량(26만톤)보다 더 많은 32만5000톤을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또 식용 옥수수 중 우크라이나산으로 수입하던 17만톤에 대해 대체 입찰을 추진하고, 동유럽산 18만톤은 3~5월중 국내로 반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사료용 밀은 7월초, 사료용 옥수수는 6월초 까지 사용물량을 보유 중”이라며 “계약 물량까지 포함시 각각 10월말, 7월중순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외 건설의 경우, 러시아 은행에 대한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 배제 등 러시아 제재로 발주처와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국내로펌과 연계해 법률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제재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법률 웨비나를 7일 개최하고 3차 민관 긴급상황반 회의를 열 방침이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현지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인근지역의 KOTRA 공동물류센터내 화물보관, 내륙운송 서비스를 지난 4일부터 개시했다. 소요 비용에 대해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70%를 지원한다. 항만 통제 등 현지사정으로 수출 화물이 국내로 회항하거나 대체 목적지로 돌아서 운항하면, 해당 운송 비용을 물류 전용 수출 바우처에서 정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행 바우처 정산가이드상 출발국이 한국인 경우에만 국제운송비 정산이 가능하다. 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기업수요, 집행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시 지원규모‧대상 확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위한 IEA 회원국이 방출하기로 한 비축유 6171만배럴 가운데 한국도 442만배럴을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수요가 큰 백금‧알루미늄‧철 등 품목을 수입 보험 지원가능 대상 품목에 신규로 포함하고 금융지원 한도도 최대 1.5배까지 우대한다.
비상대응 TF는 피해분야별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에 중점을 두고 준비 중인, 융자·보증지원, 대체 거래선 발굴, 공급망 관리 등도 검토했다. 최근 1년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 비중이 일정 비율 이상인 업체를 지원하고, 특례보증 한도를 늘리고 보증비율·보증료를 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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