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쑥국의 메인 '쑥'..춘곤증 예방과 면역력 증진에 좋아

민경산 2022. 3. 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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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만연해지는 3월에 선조들이 즐겨 먹던 보양식이 있다. 바로 ‘도다리쑥국’이다. 쫄깃한 도다리의 식감과 알싸한 쑥 향이 조화를 이루는 음식이다. 도다리쑥국의 메인을 장식하는 재료를 꼽자면, 도다리가 아닌 쑥이다.


쑥의 4가지 효능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쑥은 오래전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왔다. 영양학적으로도 쑥은 우리 몸에 유익하다. 비타민 A, B, C, E 등을 골고루 함유한 '천연 종합 비타민제'나 다름없다. 다음은 농촌진흥청에서 소개한 쑥의 네 가지 효능이다.

1. 피로 회복
봄이 되면 식욕이 떨어진다거나 몸이 무거워진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춘곤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봄에는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그런데 겨우내 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서 식욕 부진, 피로 등의 춘곤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쑥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B 군을 섭취하면 피로를 쉽게 풀 수 있다. 특히 비타민B1은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제거하고, 비타민B2는 눈의 피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하이닥 복약상담 황혜연 약사는 “비타민B 군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대사에 꼭 필요한 물질이면서 체내의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2. 면역력 증진
3월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이다. 이때 우리 몸은 들쑥날쑥한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평소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그로 인해 면역 세포가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저하된다.

쑥에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하이닥 복약상담 김소연 약사는 하이닥 칼럼에서 “비타민C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라며 “체내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3. 여성 하복부 질환 치료
우리나라 선조들은 쑥을 여성 하복부 질환 치료에 사용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쑥을 ‘애엽(艾葉)’이라고 부르면서 "애엽은 맛이 쓰고 성질이 따듯해 오장의 좋지 않은 기운과 풍습을 다스려 장기 기능을 강화한다"고 소개했다. 생리통이나 산후복통 등의 부인과 질환은 아랫배가 차가울 때 잘 발생한다. 이때 쑥을 섭취하면 따듯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면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속의 노폐물이 잘 배출되면서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4. 소화 기능 개선
쑥이 소화 기능 개선에 좋은 이유는 쑥에 많이 함유된 ‘시네올’ 덕분이다. 시네올은 월계수잎, 로즈메리, 쑥 등이 특유의 향을 내는데 관여하는 휘발성 기름(정유)이다. 살균력이 강해서 장내에 있는 유해균을 없애는데 기여한다. 게다가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위 건강을 증진시키고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

도다리 없는 도다리쑥국?
도다리는 봄을 대표하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집 나간 며느리를 찾으려면 가을에는 전어를 굽고 봄에는 도다리쑥국을 끓이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도다리쑥국을 소개하며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반만 맞는다고 언급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도다리쑥국에 넣는 도다리는 '문치가자미'일 때가 많다. 통영에서는 문치가자미를 흔히 참도다리로 부른다. 진짜 도다리는 토종도다리, 담배도다리, 담배쟁이 등으로 불린다. 진짜 도다리는 봄 제철 생선이 맞지만, 수심 깊은 곳에 살고 어획량이 매우 적어서 오늘날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도다리가 도다리쑥국의 메인 자리를 쑥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치가자미는 봄에 많이 잡히지만, 봄 제철 생선은 아니다. 봄철 문치가자미 어획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문치가자미가 봄철 산란기에 남해안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보통 산란기 전후에 잡힌 생선은 지방 함량이 낮고, 영양분이 알에 집중된다. 그러다보니 산란 전후는 생선의 맛이 떨어지는 시기다. 문치가자미는 여름과 가을에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하므로 이 시기가 제철이며, 봄철에 잡힌 문치가자미는 그렇게 맛이 뛰어나지 않다.

가자미나 도다리로 '쑥국'을 끓인 이유
비록 봄이 제철이 아니더라도 도다리, 문치가자미를 비롯한 가자미과 생선은 원래 영양이 풍부하다. 가자미과 생선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은 적어서 간장질환을 예방하기에 좋다. 또,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풍부해서 피로 회복과 숙취 해소에도 제격이다.

가자미와 쑥을 활용해서 국을 끓이면, 맛과 영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가자미에 함유된 타우린은 수용성 필수 아미노산이다. 또, 쑥에 함유된 비타민B 군과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이들 모두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두 재료로 국을 끓인다면, 국물에 우러나온 영양소를 더욱 잘 섭취할 수 있다.

건강 레시피: 가자미 쑥국
가자미 쑥국은 가자미의 쫄깃함과 쑥의 향을 최대한 살린 음식이다. 조미료나 밑간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봄철 대표 건강식으로 유명하다. 다음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인 ‘식품안전나라’에서 제시한 가자미 쑥국 레시피다.

재료
가자미 50g, 모시조개 15g, 쑥 29g, 대파 4g, 들깨가루 6g

만드는 법
1) 가자미의 비늘과 내장,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3등분 한다.

2) 물에 된장을 풀고,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3) 물이 끓으면, 가자미와 모시조개를 넣고 20분 더 끓인다.

4) 쑥을 넣고 5분간 팔팔 끓인다.

5) 대파와 들깨가루를 넣고 살짝 끓어낸다.

6) 그릇에 가자미와 쑥을 먼저 담고, 국물을 나중에 붓는다.

싱싱한 가자미와 쑥 고르는 법
맛있는 가자미 쑥국을 만들려면 싱싱한 가자미와 쑥을 골라야 한다. 우선 가자미는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또, 배에 상처가 없고 색이 짙으며 비늘이 단단하게 붙어 있을수록 싱싱하다.


만약 가자미와 광어가 헷갈린다면 생선의 눈이 어느 방향으로 쏠렸는지 보면 된다. 생선의 머리를 앞쪽으로 했을 때 눈이 왼쪽으로 쏠려 있으면 광어이다. 반면, 눈이 오른쪽으로 쏠려 있다면 가자미이다.

쑥은 길이가 4~5cm 정도로 잎과 줄기가 크지 않은 것을 고른다. 잎의 색이 진하고 너무 많이 자란 쑥은 쓴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쑥은 흙 속의 중금속을 흡수하기 때문에 도시나 공장 인근에서 자란 쑥은 가급적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복약상담 김소연 (약사)
                 하이닥 복약상담 황혜연 (약사)

민경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rudtks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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