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형이 코로나19 위중증·사망 위험 낮은 이유 찾았다

서동준 기자 2022. 3.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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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채취한 혈액 샘플.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동안 논란이 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혈액형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A형이 코로나19에 더 잘 감염된다거나 중증 환자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다는 등 상관성이 높다는 연구결과와 무관하다는 연구결과가 대립한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O형이 상대적으로 위중증 또는 사망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와 케임브리지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과대 등 공동연구팀이 코로나19와 상관관계가 있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3000종 이상의 혈액 내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혈액형을 결정하는 단백질이 코로나19 위중증과 사망 유발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유전학’ 3일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액 내 단백질 분석이 필요하다고 봤다. 의학연구에서 인과관계를 도출하기 위해 이용하는 ‘멘델식 무작위 연구’가 접목됐다. 멘델식 무작위 연구는 유전체 기반 연구로 감수분열 시 유전자 변이들이 무작위로 배정되는 특성을 이용해 유전자 변이가 많은 집단과 적은 집단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다른 간섭요소를 배제하고, 두 요소 간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다.

연구팀이 5504개의 유전체를 통해 3000종 이상의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을 유발하는 단백질 6종과 위중증 또는 사망으로부터 보호하는 단백질 8종을 식별해냈다.

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을 유발하는 단백질 중에는 혈액형을 결정하는 단백질인 ‘ABO’도 포함돼 있었다. 이 단백질은 코로나19 위중증과 사망을 모두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연구팀은 "어느 혈액형의 사망 가능성이 더 높은지에 대해서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며 "그간 코로나19와 상관성이 높다고 언급된 A형에 대해 우선 조사해 볼 것"이라 언급했다.

그간 혈액형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일례로, 미국 하버드의대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은 지난해 3월 4일 A형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할술지 ‘블러드 어드밴시스’에 게재했다. 당시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 A형의 혈액과 잘 결합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앞서 독일 연구팀은 2020년 6월 이탈리아와 스페인 병원 7곳의 중증 환자 1980명과 경증 또는 무증상 환자 2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A형이 중증을 앓을 확률이 50% 높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유타주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4월 5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에 코로나19와 ABO 혈액형 사이에는 어떠한 구체적인 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팽팽히 맞섰다.

연구팀은 “O형보다 그 외 혈액형이 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전에 A형의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여러 연구결과들이 있었으며, 우리도 A형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BO 단백질 외에 5가지 단백질(GCNT4, CD207, RAB14, C1GALT1C1, FAAH2)도 코로나19로 인한 위중증 또는 사망 유발과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GCNT4가 가장 인과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면역세포와 혈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세포 부착 분자 3종은 코로나19로 인한 위중증과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전에 코로나19가 혈관 내막 관련 질병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부분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제롬 브린 영국 국립보건연구원 정신건강생물의학연구센터 연구원은 “단백질들이 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과 어떤 형태의 인과관계가 있고 잠재적인 예방 또는 치료법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후속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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