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야간 촬영에 특히 강했다..'아이폰13 Pro' 써보니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 제품
배터리 빵빵..'묵직'한 무게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는 최근 폰 카메라의 기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폰이 무거워지더라도 DSLR(디지털 단일 렌즈 반사식 카메라·Digital Single-Lens Reflex Camera)을 대체할 정도로 성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하반기 발매된 아이폰 13 Pro를 애플 코리아로부터 일주일(지난 14~21일) 간 빌려 카메라 성능을 체험했다. 아이폰의 Pro 라인은 카메라 성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군으로 봐도 무방하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거의 모든 기술은 동영상과 사진 촬영 기능에 집약된다. AP(Application Processor·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도 좋아야 하고 배터리 용량도 넉넉해야 하며 기본적인 렌즈 성능과 접사 또는 망원 촬영도 이뤄져야 하고 카메라 화소도 높아야 한다. 게다가 이미지 센서도 커야 한다.
기자가 써보니 아이폰 13 Pro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에다 고감도 카메라, 애플의 최신 AP인 A15바이오닉을 탑재해 동영상 회의를 자주 하는 직장인, 창작자, 사진 애호가를 위한 제품이었다.
○ 야간 촬영했더니
기자는 지난 20일 저조도(빛이 적은 상황)에서 카메라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해질 무렵 야산에 올랐다. 해가 넘어간 오후 6시 39분에 야산 표지판을 촬영했는데 별도로 야간모드를 설정하지 않아도 자동 촬영이 이뤄졌다. 대신 센서가 빛을 흡수하기 위해 촬영한 후 몇 초 동안 기다려야 했다. 촬영된 사진을 찾아보니 촬영 시간, 카메라 종류(와이드 카메라 26㎜, f.1.5) 등의 정보가 저장됐다. 설정에 따라 촬영 장소도 지도에서 표시된다.
빛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ISO(감도)를 조절했다. 어떤 사진에서는 ISO가 800이었는데 다른 사진에서는 1600 또는 2000으로 설정돼 있었다. 빛에 따라 감도를 자동으로 바꿨다는 뜻이다. 다른 폰과 달리 야간 모드를 수동으로 설정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편리했다. 추운 겨울이었기 때문에 이런 디테일은 매우 유용했다.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고 동영상을 찍었다. 이 역시 사진 촬영 때만큼 저조도 상황에서 빛을 흡수해 품질을 끌어올렸다. 완전히 어두운 상황에서는 선명도가 떨어졌지만 가로등이 일부 있는 주택가로 진입하면 밝기와 선명도는 점점 올라갔다. 가로등이 있는 야간 주택가에서는 낮에 촬영하는 느낌을 줄 정도였다. 빛이 적을 때에는 플래시를 켜고 촬영하라는 안내가 나왔다.
기자는 지난 20일 약 90분간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했는데 배터리 소진량은 15%였다. 100% 완충 상태에서 나갔는데 배터리는 85%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동영상 셀피 모드에서는 빛을 흡수하는 성능이 다소 떨어졌다. 기자는 배터리 소진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아이폰 13 프로는 야간 동영상 촬영을 비롯한 장시간 촬영에도 배터리 소진이 여러 브랜드 제품보다 적게 되는 점이 특징으로 느껴졌다.
기기에는 동영상 모드 가운데 시네마틱 모드(영화처럼 한 사람에게 초점이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로 초점이 옮겨지는 기능), 슬로모션, 타임랩스 기능이 있다. 슬로모션은 동영상을 찍으면 매우 천천히 재생하는 기능이다. 동영상 촬영을 좋아한다면 이 기기는 매우 유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다양했다.
○ 업무용으로도 활용
기자는 지난 14일 이 기기를 빌리자마자 기존 폰에 있던 각종 정보를 옮겼고 이런 귀찮은 과정에서 중요한 동영상 회의를 해야 했다. 커피숍에서 실시간 동영상 회의를 해야 하는데 노트북 및 무선 이어폰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중요한 약속이었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고 이 폰으로 동영상 회의에 접속했다. 상대편보다 더 좋은 화질에다 접속이 매우 깔끔했다. 아이폰 13 Pro는 노트북이나 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긴급한 상황에서 비즈니스 회의를 하는 등 긴급한 상황에서 매우 유용했다.
특히 화면 넘김이 부드러웠다. 아이폰이 원래 이렇게 화면 넘김이 부드러웠나 싶었다. 이 기기는 최대 주사율이 120㎐이다. 주사율이란 화면이 1초에 몇 번 깜박이는가를 측정하는 단위인데 120㎐라면 120번 깜박인다는 뜻이다.
셀피 모드로 사진을 찍으면 찍힌 장면은 원래 모습의 반대로 나온다. 편집할 때 바꿔줘야 한다. 그러나 아이폰 13 Pro에서는 큰 글자가 적혀 있는 가게 앞에서 셀피 모드로 촬영했는데 알파벳으로 된 가게 간판 글자를 인식해 폰에서 직접 반대로 된 사진을 바로 잡아줬다. 하지만 책 표지에 나오는 작은 글자는 인식하지 못한다.
접사 모드 역시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없고 책을 촬영할 때에는 그냥 카메라를 책 쪽으로 붙이면 자동으로 접사 촬영을 할 수 있다. 기자는 밥알을 찍어봤는데 밥알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촬영됐다. 아이폰 AP 안에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 GPU(Graphics Processing Unit), ISP(Image Signal Processor)가 있다. 애플은 이번에 ISP 성능을 높여 카메라 화소 수는 올리지 않아도 화질을 개선했다고 한다.
이 폰에는 듀얼 스피커가 달려 있어 스피커로 음악 감상할 때 타사 제품보다 음질이 좋게 느껴진다. 페이스북의 아이폰 앱에서는 별도로 사진 프레임, 여러 개의 사진을 올렸을 때 각 사진의 크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아이폰 앱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전화가 왔을 때 누구로부터 왔는지 알려주는 기능도 유용하다.
○ 처음 잡았을 땐 묵직
처음 잡았을 때에는 묵직한 느낌이다. 무게는 203g이다. 무게는 전작인 아이폰 12 Pro보다 16g 늘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스마트폰 무게는 170~180g이면 가볍다는 느낌을 주고 이보다 무게가 더 나간다면 묵직하다는 느낌을 준다. 무게가 늘어난 것은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키우고 배터리 용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카메라 크기도 커지면서 ‘카툭튀’도 심해졌다. 실사용 상황에서 폰을 가볍게 사용하려면 각종 액세서리가 적게 붙은 3000원짜리 젤리 투명 커버를 씌워서 사용하면 그나마 낫다.
애플은 이 제품의 배터리 소진율을 줄이기 위해 가변 주사율을 적용했다. 화면이 멈췄거나 텍스트를 볼 때 불필요하게 화면을 지나치게 자주 깜박이지 않게 했다. 이렇게 하면 화면 깜빡임이 적기 때문에 배터리가 적게 닳는다. 배터리는 주로 디스플레이 화면 유지에 많이 들어간다.
아이폰 12 시리즈부터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렌즈 커버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카메라 보호 렌즈나 디스플레이 전면 강화 유리를 덮을 필요는 없다. 기자는 젤리 커버 케이스를 구입해 일주일간 폰에 씌우고 다녔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이 폰은 주로 페이스 ID 또는 비밀번호 여섯 자리로 잠금 해제를 한다. 그러나 폰에서 마스크를 쓴 얼굴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애플이 마스크를 쓴 채 얼굴을 인식해 보안을 하는 페이스 ID 기술을 이미 개발했고 현재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마스크를 쓰고도 안면 인식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애플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해준다면 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마스크를 쓴 상황에서 보안 해제를 하는데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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