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원작 번역가 "원초적 사랑의 슬픔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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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 옌롄커의 문제적 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번역한 원작 번역가가 장철수 감독이 연출한 동명 영화에 대한 소감을 남겨 눈길을 끈다.
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우리말로 번역한 김태성 번역가는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관람한 뒤 "단순한 플롯에 집약된 배경이다 보니 소설적 서사보다는 영상을 통해서만 더 섬세하게 드러날 수 있는 인물들의 기본적인 감정라인과 디테일한 심리, 매 순간 느끼는 다양한 정신의 기복을 따라가야만 제 맛을 알 수 있는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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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중국 작가 옌롄커의 문제적 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번역한 원작 번역가가 장철수 감독이 연출한 동명 영화에 대한 소감을 남겨 눈길을 끈다.
23일 개봉한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과의 만남으로 인해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그 원작이 된 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중국 작가 옌롄커의 대표작이다. 자국에서는 출간 즉시 금서가 됐지만 되려 화제가 되면서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출간돼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우리말로 번역한 김태성 번역가는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관람한 뒤 "단순한 플롯에 집약된 배경이다 보니 소설적 서사보다는 영상을 통해서만 더 섬세하게 드러날 수 있는 인물들의 기본적인 감정라인과 디테일한 심리, 매 순간 느끼는 다양한 정신의 기복을 따라가야만 제 맛을 알 수 있는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소설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사이사이에 비눗방울처럼 터지는 원작자 옌렌커의 투박한 유머도 영화의 즐거움일 것 같다"고 전했다.
장철수 감독은 파격적인 설정과 묘사, 이야기로 중국 현지에서는 금서가 된 동명 소설을 영화화하며 전체주의 사회의 경직된 분위기가 살아 있는 한국 번역본의 대사를 가급적 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성 번역가는 "원작에 대해 여러 평론가들이 ‘혁명의 언어를 욕망의 언어로 치환한’ 반혁명적 작품이라 금서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혁명보다 사랑이 우선한다는 명제를 강조한다. 그러다 보면 소설에서와 마찬가지로 혁명의 부정 내지 희화화를 완성하는 장치가 성적 몰입과정에서 혁명적 상징물들을 파괴하는 행위로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되기 쉽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 일차원적인 도식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소설을 번역하면서 느끼지 못했지만 이 영화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단연 ‘사랑의 절대성’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원초적 사랑의 슬픔’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의 이별과 동시에 사단의 해체, 그리고 다가올 종말에 대한 두려움이 집중되는 대목에서는 진한 슬픔으로 울컥할 뻔했다"고 털어놨다.
또 "결혼은 사랑을 기초로 한다 해도 본질적으로 일종의 사회적 관계다. 그리고 사랑은 원초적이고 절대적인 존재의 자리이자 이를 담고 있는 감정의 상태이다. 사회적 관계와 원초적 사랑이 충돌할 때는 반드시 후자가 이긴다"라며 "이 영화에서만큼은 결혼과 생육이 사랑의 열매라는 도식을 잊어야 한다. 결혼과 생육이라는 사회적 관계는 얼마든지 원초적 사랑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태성 번역가는 "이 영화의 핵심은 혁명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희화화하기 위한 성적 유희가 아니라 표면적으로 그렇게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이면에 엄연하게 존재하는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이다. 수련은 무광과의 사랑을 확인한 직후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 모든 걸 다 부정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어 하는 존재와 감정의 상태로서의 사랑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이 사랑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인간적 관계, 혁명이라는 인위적 논리 등이 전부 사랑에 대한 일종의 폭력이자 부정으로 설정된다. 그래서 짜릿하고 먹먹하면서 진하게 슬픈 사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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