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로 탈출 첫 교민 "그저 살아야겠다는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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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 피란길에 올라 육로로 폴란드 국경을 처음 통과한 교민 A씨는 간신히 한숨을 돌린 듯 했습니다.
A씨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살다 육로로 1천㎞를 달려 서부 리비우로 피신했다가 이날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행한 80㎞를 더 달려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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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2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 피란길에 올라 육로로 폴란드 국경을 처음 통과한 교민 A씨는 간신히 한숨을 돌린 듯 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기반을 버려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정말 사태가 심각해져서 폴란드로 대피하기로 했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살다 육로로 1천㎞를 달려 서부 리비우로 피신했다가 이날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행한 80㎞를 더 달려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그는 "실제로 닥치기 전까지는 체감이 안 됐지만, 막상 전쟁이 시작되니까 머리가 핑 돌았다"면서 "공습이나 폭발 등 잔인한 장면이 공개되니까 그때부터 정신이 혼미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면서 "겁도 너무 나고, 너무 무서워서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오후 4시쯤 리비우를 출발한 그는 2시간여 만에 폴란드 국경에 도착했지만, 넘치는 차량과 인파에 4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산길을 타고 내려왔는데 도로에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해 국경검문소까지 꽉 차 있었고 차도 도로에 가득했다"면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새벽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로 수도 키예프에서 출발한 김도순 무역업체 대표도 20시간 가까이 육로로 635㎞를 달려 폴란드 코르쵸바 국경검문소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언론 통화에서 "이른 새벽부터 오후 10시가 넘은 지금까지 꼬박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국경에 다다르니 마음이 놓이는 측면이 있지만, 오면서 '총소리가 들렸다, 포탄이 떨어졌다, 누구 집이 어떻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키예프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이날 수도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당하면서 시내에 5∼6차례 폭발음이 난 뒤 공습사이렌이 울리자 다들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현지에 체류 중인 교민 64명의 안전지역 대피를 추진 중입니다.
64명 가운데 출국 의사를 밝힌 인원은 36명이고, 나머지 28명은 잔류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크림반도 지역 교민 10명과 주재 공관원 21명을 제외한 숫자입니다.
우리 정부는 13일자로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고,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바스 지역 진입 명령 이후 잔류 국민에게 출국 또는 리비우나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16일부터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와 폴란드 남동부 메디카 국경검문소 인근 프셰미실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우리 국민의 육로 대피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이번 달 초부터 13일까지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해 입국한 우리 국민은 5명이고, 16일 이후에는 폴란드 코르쵸바 국경검문소를 통해 1명,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해 1명이 각각 입국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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