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접종 어떡하나요".. 재택치료 아이 사망에 부모들 발 동동

이진경 2022. 2.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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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으로 재택치료를 받던 영유아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9세 미만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아는 코로나19가 악화해 사망하기보다 대부분 경련이나 탈수, 발열 등이 원인이 된다"며 "발열이 나거나 약간의 경기 증상이 있는 경우 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침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면서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거나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은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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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개월·7살 숨져.. 9살 미만 5명째
정부, 뒤늦게 소아·산모 대책 마련 나서
18세 이하 확진자 비중 27%
당국은 백신접종 권고하지만
이상반응 우려 꺼리는 분위기
소아백신 허가도 반응 미지근
정부, 응급환자 대응 강화 계획
코로나 '풍토병' 발언 지적엔
권덕철 "오미크론 대응하려는 것"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으로 재택치료를 받던 영유아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 확진자도 제때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한 사례가 잇따라 불안감에 떨고 있다. 정부는 부랴부랴 소아와 산모 확진자 등을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9세 미만 사망자가 2명 추가됐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9세 미만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경북 예천에 살던 A(7)양은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를 받다 20일 가슴통증 등 상태가 악화해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2일 숨졌다. 사인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심근염으로 추정된다. 경기 수원에서는 생후 4개월 된 B군이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22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으나 목숨을 잃었다.
24일 서초구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에 마련된 재택치료 소아전용 의료상담 센터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8일에도 수원 장안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인 생후 7개월 C군이 병원 이송 중 숨졌다. 특히 C군은 인근 병원 응급실 병상과 소아 담당 의료진이 없어 이송이 지체된 사례다.

소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잡히지 않는 열이 고민인데 방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4살 아이가 확진됐었다는 D씨는 “아이가 40도 고열이 펄펄 나는데 수액치료나 대면치료, 입원치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해열제로만 버텼다”며 “재택치료라지만 치료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아는 코로나19가 악화해 사망하기보다 대부분 경련이나 탈수, 발열 등이 원인이 된다”며 “발열이 나거나 약간의 경기 증상이 있는 경우 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침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야 정부는 소아·산모의 경우 입원가능한 병원으로 바로 이송하고, 119구급대-응급실-입원 병동-병상배정반 간 핫라인을 설치하는 내용의 코로나19 응급·특수환자 의료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소아는 거점 소아의료기관에 마련된 864개 병상에서 치료하고, 현재 3곳인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거점별로 더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가백신 접종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안 맞히면 감염, 맞히면 부작용 우려… “아이 접종 어떡하나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 감염이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소아·청소년 사망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5세 이상은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나왔으나,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커 부모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응급이송체계를 강화하는 대책을 추가로 내놨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월 3주 18세 이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1973명으로, 전주 대비 2배 증가했다. 비중도 23.9%에서 27.3%로 상승했다. 특히 미접종군인 11세 이하의 일평균 발생률 증가율이 높다. 4~6세는 10만명당 328.9명, 7~11세는 308.8명으로, 전체 평균(155.7명)을 크게 웃돈다.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면서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거나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은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소아·청소년 감염은 결국 가족 간 감염을 일으키면서 가족 안에서의 고령자로 전파됐을 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속 항원키트 낱개 포장 24일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강당에서 직원과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이 전북지역 각급 학교에 배분할 신속 항원검사 도구를 낱개로 포장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12∼18세 청소년에 대해 정부는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혹시나 모를 이상반응이 걱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3~18세 접종완료율은 78.8%이지만 13세(2009년생)는 59.7%에 그친다.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는 1만7596건에 이른다. 이 중 중대한 이상반응은 2.8%에 불과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당장 내 아이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큰 상태다.

5∼11세를 대상으로 한 백신 품목허가에도 부모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9세 아동을 둔 A씨는 “어른들도 주사 맞고 많이들 힘들어하는데 어린 애들은 더 걱정”이라며 “백신 접종 이점이 더 크다는 건 알지만 백신으로 코로나 후유증에 대비하는 게 옳은 것인지, 나중에 혹시 나타날 수 있는 백신 부작용을 피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 연령일수록 남은 인생이 길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의 백신에 따른 장기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부모들이 우려하는 것 같다”며 “감염 시 위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비만,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는 우선 접종 대상으로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정부는 코로나19 응급환자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코로나19 응급의료 컨트롤타워로서 상황 관리와 응급 의료자원 연계·조정을 맡는다. 센터에서 확진자 가용 격리병상 상황 등을 지역 119구급상황센터와 공유하고, 응급환자의 이송 지원과 전원 조정의 역할을 강화한다. 권역별로 종합병원급 거점전담병원에는 응급전문의가 상근하는 코로나 환자 전담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한다. 이달 중 10개소를 설치하고 권역별로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응급실에는 확진자가 아닌 유증상·의심환자 진료를 위한 코호트 격리구역을 운영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환자가 계속 늘어 그에 맞게 의료대응을 해나가는 한편 중증화율이나 사망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거리두기를 개편하는 등 출구전략을 같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3월 중반까지는 최정점에 이르고 감소 추세로 가면서 서서히 일상회복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기에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을 언급하는 것이 신중하지 못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오미크론 변이 특성에 맞게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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