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사전] '휴짓조각'된 우크라 안전보장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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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두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상호원조 조약까지 체결했는데요.
이 양해각서는 옛소련 해체 3년 뒤인 1994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미국·영국·러시아와 옛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대표가 체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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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두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상호원조 조약까지 체결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은 즉각 대(對)러시아 제재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지난 23일 러시아에 우크라이나군 '침략'을 격퇴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전을 위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근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개최를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24일 우크라이나 공군기지와 군시설을 공격했다는 외신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가 '생명줄'인 셈입니다.
이 양해각서는 옛소련 해체 3년 뒤인 1994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미국·영국·러시아와 옛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대표가 체결한 것입니다.
각서의 핵심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3국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등이 경제 지원과 안전 보장을 해준다는 '핵과 평화의 교환'이었습니다.
만약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서명 당사국들이 이를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6조)이 담겼습니다.
당시 핵탄두 1천700여 발, 핵미사일 170여 발을 갖고 있던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에도 각각 1400여 발, 800여 발의 핵탄두가 있었습니다.
이들 세 나라는 핵탄두를 모두 러시아로 반출해 폐기하고 핵미사일을 미국의 기술 지원하에 해체하는 등 1996년 6월까지 비핵화를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조약이나 협정처럼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왔습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을 때 미국 등 서방국들은 "심각한 각서 위반"이라며 반발하면서도 아무런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가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 한 각서 위반에 대해 러시아를 비난할 수는 있어도 직접 무력 개입할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2018년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주어졌던 약속은 각서의 종잇값만도 못하다"고 한탄했습니다.
핵무기 포기가 실수였다는 정서는 여전합니다. 지난 22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미국 폭스방송에 출연해 1994년 핵포기 결정이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면서 미국에 당시 약속했던 안전보장을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2월 안보리 의장국으로 러시아가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창엽 기자 이희원 인턴기자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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