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없는 사회에서 실업 있는 사회로, 실업이 준 충격 [안정식 기자와 평양 함께 걷기]
사회주의 국가에서 실업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가가 모든 사람의 일자리를 배치해주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북한이나 과거 동독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학생들은 취업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가가 배치해주는 일자리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국가의 필요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 같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에는 잠재 실업 숨어 있어
동독의 경우도 흡수통일을 통해 서독 체제로 재편되면서 많은 실업자가 생겨났습니다. 동독 기업들은 비효율적인 인력 고용으로 인해 자본주의 체제의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과잉 고용 인력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 글(▷ 통일 되면 북한 기업 모두 청산해야 할까?…더 큰 부작용 부른다 [안정식 기자와 평양 함께 걷기])에서 살펴본 것처럼, 통일독일 정부가 동독 기업들을 서독 기업에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방식의 사유화를 진행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의한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641492 ]
동독인들, 실업 충격 크게 받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동독인들이 실업에 대해 느끼는 충격이 컸다는 것인데, 이는 사회주의 체제의 일반적 시스템에서 기인한 측면도 큽니다.
사회주의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모든 것을 결정해주는 체제입니다. 의식주와 일자리 등 모든 것을 국가가 제공해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개인은 국가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될 뿐 스스로 결정하거나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체제에서 평생을 살다가 스스로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선택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되자, 동독인들은 스스로 실업수당을 타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이곳저곳 찾아다녀야 하는 처지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스스로 무엇인가를 찾아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641492 ]
직업의 유무는 통일 만족도 평가에 중요 영향
독일통일 이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직업의 유무가 통일에 대한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직업이 있어 적절한 보수를 받아 삶을 꾸릴 수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통일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또, 자신을 어떤 계층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직업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중산층 또는 중산층 내 상위 집단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직업이 없는 경우 빈곤층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북 통합 시에도 가급적 실업 줄일 방안 고안해야
안정식 북한전문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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