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띄운 '기축통화국 편입'..원화 위상 낮아 '글쎄'
[경향신문]
대선 국면에서 갑자기 ‘기축통화국’이라는 잘 쓰이지 않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TV토론에서 우리나라의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다. ‘국제거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통화’라는 의미에서 보면 여전히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다만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국가로서 원화의 국제적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취지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는 방어적 측면의 해석도 나온다.
22일 한국은행 용어설명을 보면 기축통화란 여러 국가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국제거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통화를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국제무역결제에 사용되는 통화, 환율 평가 시 지표가 되는 통화, 대외준비자산으로 보유되는 통화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20세기 초반까지는 영국의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의 자리를 차지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달러화가 패권을 차지한 뒤 현재까지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국제결제에 쓰이는 통화라는 의미에서 한국의 원화는 비중이 거의 없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1월 국제결제 통화 비중은 달러화(39.92%), 유로화(36.56%), 파운드화(6.30%), 위안화(3.20%), 엔화(2.79%) 순이었으며 원화는 2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이 후보 측이 근거로 삼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자료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 증시 시가총액 9위에 해당하는 한국의 위상을 감안했을 때, 원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SDR은 IMF 회원국들이 대외준비자산으로 외환위기 등에 처할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위안화 등 5개 통화로 구성돼 있다. 위안화는 2016년 SDR에 편입됐지만 국제사회는 위안화를 기축통화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 후보 측의 경제분야를 담당하는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국채 발행을 하면 안 된다는 논리로 야당에서 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 국채에 대한 국제적 신뢰나 수요가 높다는 설명을 위해서 나온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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