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생태계 수호천사' 가시를 그리다..홍일화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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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가시는 인간에게는 귀찮은 존재입니다.
생명의 근원 주변에서 꽃처럼, 또 별처럼 빛을 내뿜고 있는 가시들은 생태계의 수호천사이기도 합니다.
[홍일화/작가 : 자연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영역이 인간으로부터 계속 침범을 당하고 자기 영역이 좁아지면 좁아질수록 그것을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가시'이거든요.]
가시는 인간이나 동물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높이까지만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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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Fun 문화현장]
<앵커>
식물의 가시는 인간에게는 귀찮은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식물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죠. 그 가시의 숙명을 그림으로 승화했습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홍일화 개인전 : EPINE(가시) / 3월 18일까지 / 갤러리 마리]
울창한 나무들 너머 환한 빛의 세계가 보이지만, 숲을 건너가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촘촘한 가시들이 통로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빽빽하게 늘어선 덤불이 숲 전체를 둘러싸고 외부의 접근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기도 합니다.
숲 너머의 자연을 온전히 지켜내려는 안간힘입니다.
생명의 근원 주변에서 꽃처럼, 또 별처럼 빛을 내뿜고 있는 가시들은 생태계의 수호천사이기도 합니다.
[홍일화/작가 : 자연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영역이 인간으로부터 계속 침범을 당하고 자기 영역이 좁아지면 좁아질수록 그것을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가시'이거든요.]
가시는 인간이나 동물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높이까지만 자랍니다.
과함 없이 딱 필요한 정도만큼인 것입니다.
또 큰 나무들에 의지한 채 살아갑니다.
갈등과 대결이 일상화된 인간 세계에 대한 교훈이기도 합니다.
[홍일화/작가 : 보통 이분법으로 나눠서 A편, B편으로 나누고 서로 갈등하고 싸우고 하는데, 자연을 통해서 상응하고 같이 공생하는 부분에 대해서 배웠으면 합니다.]
제주의 원시림 곶자왈에서 생활하며 숲의 생태를 관찰해온 작가에게 자연은 경외의 대상입니다.
캔버스 위에 되살린 풍경으로 우리에게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고 우리의 가시는 어디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joos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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