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이 녹는다..세종기지 역대 최고 13.9도

정희영 2022. 2. 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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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해수면 상승 등 우려
태평양 산호섬 침수될 수도

'거대한 냉장고' 남극이 녹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아내린 데 이어 우리나라 남극 세종기지에서도 설립 이래 최고기온이 관측됐다. 남극 기온 상승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수온 상승과 이상 기온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진다.

17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 26분(현지시간) 남극 세종기지 기온은 13.9도로 관측됐다. 이는 1988년 우리나라에서 남극에 세종기지를 만들고 기온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기온은 2004년 1월 24일 측정된 13.2도다.

극지연구소는 기후변화로 칠레 남쪽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고, 이곳에서 만들어진 따뜻한 바람이 북풍을 타고 남극으로 직접 유입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13.9도가 남극에서 관측된 최고치는 아니다. 2020년 2월 스페인 에스페란사 기지에서는 18.3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스페인 기지는 지형적 요인으로 고온 현상이 발생한 데 비해 세종기지는 바다로만 둘러싸여 있어 지형과 관계없이 고온이 관측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은 "지형적 요인을 제외하고 전반적인 온도가 높아지며 기존의 세종기지 최고기온이 바뀌었다는 게 이번 관측의 의미"라고 전했다.

남극 기온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빙하가 녹아내리며 해수면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태평양 산호섬 등이 침수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 2017년 라르센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빙하는 바다를 표류하다 이탈 지점에서 4000㎞ 떨어진 곳에서 소멸했다. 이로 인해 수영장 6000만개 분량의 담수가 바다로 유입됐다.

빙하 '스웨이츠'에서도 사방으로 뻗은 균열이 발견돼 3~5년 내에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빙하 크기는 한반도 전체 면적과 비슷하다. 다 녹아내릴 경우 해수면이 3m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녹아내려 바다에 유입된 빙하는 단기적으로 지구 온도 상승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오히려 해수면 온도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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