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찬영, 청산으로 잘 살어리랏다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2. 2. 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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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익숙한데 달라보였다. 세계적인 K-좀비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 김남수)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윤찬영은 '뭉근하다'는 표현이 꼭 들어맞는 배우였다. 윤찬영은 극중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에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인정 많은 청산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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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윤찬영, 사진제공=넷플릭스

분명 익숙한데 달라보였다. 세계적인 K-좀비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 김남수)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윤찬영은 '뭉근하다'는 표현이 꼭 들어맞는 배우였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얼굴 사이로 은근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튀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왠지 모를 신뢰의 얼굴로 자꾸만 눈길을 보내게 되는 매력을 지녔다. 아역 때부터 이러한 매력으로 수많은 주인공들의 어린시절을 연기해온 그는 주연으로서의 무게감을 타고난 듯했다. 극중에서 모든 친구들을 포용하던 모습은 출연진의 앙상블을 더욱 결집시키며 짙은 감상을 안겼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크러처물 겸 학원물이다. 윤찬영은 극중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에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인정 많은 청산을 연기했다. 침착한 성격과 빠른 상황 판단력으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남다른 기지를 발휘하며 활약하는 인물이다. 오랜 단짝 친구 온조(박지후)와의 러브라인으로도 설렘을 선사했다. 청산이 생사를 가르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 묵묵하게 보여준 의협심은 기존 좀비물에선 보지 못한 뭉클함을 자아냈다. 

실제 윤찬영의 모습에서도 청산의 얼굴이 보였다. 바르고 정직한 청년의 맑은 태(態). 매 답변마다 신중하고 겸손한 언행으로 절로 청산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청산으로 잘 머문 그를 볼 때면 '청산별곡'의 '청산에 살어리랏다'가 절로 떠오르며 달가운 마음으로 앞으로를 더욱 응원하게 될 듯하다. 

윤찬영, 사진제공=넷플릭스

작품 공개 후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런 결과에 기대를 좀 했는지요?

"기대를 안했다면 거짓말이죠. 촬영하는 동안에도 대본을 다들 재밌게 봤어요. 촬영 내내 즐겁게 하기도 했고요. 생각보다 시청자분들께서 잘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해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요즘을 보내고 있어요."

극중 액션 신이 많았어요. 소화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나요?

"수월했어요. 상황과 감정들에 집중했고 주위의 도움을 잘 받아서 촬영했어요. 액션을 할 때는 촬영장에서 모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고요. 저도 항상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제 액션이 어떤 강점으로 표현될까 고민했는데 모니터링을 하다보니까 액션 안에 자연스럽게 감정과 상황이 다 녹아있더라고요."

'관상에 액션이 없는데 너무 잘한다'는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어요. 

"저의 액션을 반전 매력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정말 감사드려요. 그런데 사실 전 스포츠광이어서 평소 운동 정말 좋아해요. 초등학생 때부터 나가서 뛰어놀고 축구하고 그랬어요. 액션에 사실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래도 이런 칭찬은 정말 감사하죠. 실제 액션에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고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고 미련이 남는 게 있다면요?

"액션에는 미련은 없어요. 감독님께서 여러 종류의 액션을 만들어 주셨거든요. 감독님과 같이 의논하는 게 참 좋았어요. 그걸 수용하는 작업 과정이 특별하고 재밌었어요. 액션을 하고 싶은 대로 다했습니다."

윤찬영,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재규 감독이 윤찬영 배우와 청산 역이 닮았다고 이야기 했어요. 본인이 볼 때 어떤 점이 청산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는지요?

"청산이의 순수한 모습이랑 차분함을 배웠어요. 그리고 올곧은 자세와 마음가짐들에 대해서도 멋있게 느껴졌고, 저에게도 그런 모습이 생긴 것 같아요."

좀비라는 소재 속 '책임지지 않는 어른'이라는 존재로 세대간의 갈등 메시지도 담았어요. 

"제가 성인이 되던 해에 촬영을 했어요. 스무 살에 촬영을 했는데 사실 개인적인 고민과 약간 직결이 됐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어른이 될까?' '나도 이제 어른인데 어떤 어른이 돼야 맞는 걸까?'라고 항상 고민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같이 촬영하는 형누나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웠어요.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들을 보면서 느끼고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됐어요. 성인으로서의 시작을 함께 호흡한 형누나들이 잘 잡아줬어요. 그래서 고마웠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자신보다 경험 없고 어린 나이의 사람을 무시하지 않는, 어린 친구에게도 생각을 살필 수 있는. 이런 생각을 하는 어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제공=넷플릭스

매신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촬영이 있을까요?

"매번 힘들긴 했지만 매번 또 재밌었어요. 그래서 저를 한계까지 끌어올리고 매번 한계를 뚫고 나갔어요. 촬영을 하면서 희열을 느꼈어요. 사실 감정신과 액션신의 연속이어서 체력과 감정 모두가 힘들었는데 현장 인원 모두가 많이 응원해줘서 그만두지 않도록 서로에게 힘이 돼준 현장이었어요." 

청산을 연기하면서 발견한 본인의 의외의 모습이 있을까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연기를 시도했어요. 우리 역사에 대해서 깊게 공부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연기에 대한 저만의 신념이 확고해졌어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상황들을 만들어 갔고, 촬영 내내 청산으로 살았어요."

어떤 신념을 확고하게 다졌는지요?

"연기를 즐기면서 하는 거요. 그동안은 연습실 안에서는 정말 즐겁게 연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현장을 가면 긴장도 하고 막히기도 했어요. '지금 우리 학교는' 촬영하면서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제가 즐기면서 연기할 때 보는 분들도 좋다고 말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즐길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진짜같은, 관객들이 봤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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