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 업계 4년 간 아이스크림 값 담합.."비싼 이유 있었네"

박민주 기자 2022. 2. 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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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업계가 4년 간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을 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앞서 공정위는 2007년에도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삼강, 해태제과식품 등 4개사가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총 45억 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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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5개사에 과징금 1,350억 부과
빙그레·롯데푸드 검찰 고발
/연합뉴스
[서울경제]

빙과업계가 4년 간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을 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롯데지주(004990), 롯데제과(280360), 롯데푸드(002270), 빙그레(005180), 해태제과식품(101530) 등 5개 빙과류 제조·판매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350억 4,500만 원을 부과했다. 빙그레와 롯데푸드의 경우 조사과정에서 불성실한 협조, 법 위반 전력 등을 고려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지주를 제외한 4개사(담합 기간 중 롯데제과는 롯데지주와 롯데제과로 분할됨)는 2016년 2월 15일∼2019년 10월 1일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 및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을 합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들 회사의 담합은 1개의 제조사 또는 대리점으로부터만 제품을 공급받는 소매점들(시판 채널)과 할인행사 등을 통해 낮은 납품가격을 제안한 제조사의 제품을 대량 매입하는 대형 유통업체(유통채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통상 제조사들은 납품 가격을 낮춰 소매점 거래처를 늘리고 유통업체들의 대량 매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경쟁하는데, 2016년 당시 아이스크림 주요 소비층인 저연령 인구가 줄고 소매점이 감소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하자 4개사는 담합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회사는 우선 경쟁사가 거래 중인 소매점에 높은 지원율을 제시해 자신의 거래처로 바꾸는 영업 경쟁을 하지 말기로 합의했다. 합의를 어기고 경쟁사의 소매점을 빼앗아 갈 경우 대신 자신이 가진 기존 소매점을 경쟁사에 주기도 했는데, 그 결과 4개사가 경쟁사의 소매점 거래처를 침탈한 개수는 2016년 719개에서 2019년 29개로 급감했다.

합의가 잘 이뤄지자 자신감이 붙은 4개사는 납품 가격을 직접 올리는 담합에 나섰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2017년 초 4개사는 아이스크림 납품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지원율 상한을 소매점에 대해서는 76%, 대리점에 대해서는 80%로 제한했다. 편의점 마진율을 45%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납품가격을 인상키로 하는가 하면, 편의점의 판촉 행사 대상 아이스크림 품목 수를 3∼5개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납품 아이스크림 제품 유형별로 판매가격을 담합하기도 했다. 시판 채널의 경우 2017년 4월 롯데푸드와 해태제과식품이 빠삐코 등 튜브류 제품의 판매가격을 1,000원으로 인상하고, 이듬해 1월 4개사는 투게더 등 홈류(가정용 대용량) 제품 가격을 할인 없이 4,500원으로 고정했다. 유통채널의 경우 2017년 8월 4개사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대상으로 제품 유형별로 가격을 올렸고, 2019년 8월에는 모든 유형 제품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최대 20% 인상했다.

앞서 공정위는 2007년에도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삼강, 해태제과식품 등 4개사가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총 45억 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과거 제재에도 불구하고 재차 발생한 담합에 대해 조치했다"며 "먹거리 분야와 생필품 등 국민 생활 밀접분야에서 물가상승 또는 국민 가계 부담을 가중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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