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푸틴 돈세탁 의혹' 1등급 투자 비자 폐지하기로

영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의 '검은 돈' 세탁 경로로 지목받아온 이른바 '황금 비자'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현지시각 16일 영국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 프리티 파텔 장관은 러시아의 부패 자금이 영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 주 1등급 투자 비자 폐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내무부 대변인은 "부정한 돈을 단속하기 위해 이 제도를 개정했으며, 추가 변화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부패를 막기 위해 개정 전 발급된 해당 비자도 모두 재검토하고 있으며, 적절한 때 조사 결과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금 비자로 불리는 1등급 투자 비자는 영국에 거액을 투자하려는 외국인을 위한 우대 조치입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영국 우량채나 국채 매입 등의 형태로 200만·500만·1천만 파운드 (약 32억·81억·162억 원)를 투자하면 각각 5·3·2년간 영주권을 부여받고, 이 기간이 지나면 영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 등 외국인들의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습니다.

이 제도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도입된 뒤 2015년부터는 자금 투명성을 위한 회계 감사 자료를 요구하는 등 심사가 강화된 바 있습니다.

더타임스는 영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면서도 푸틴과 관련 있는 러시아 부자들의 영국 내 투자와 거주를 허용하는 관대한 조치에 대해 비판을 받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 기업들이 런던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확충할 수 없게 만들고, 이들이 영국에 소유한 부동산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곽상은 기자2bwith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