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산수유 열매 효모'로 빚은 전통 막걸리..어떤 맛일까
술을 빚는데 꼭 필요한 게 누룩입니다. 누룩에는 효모가 들어있죠. 효모는 미생물의 일종으로 당분을 이용해 알코올과 아산화탄소, 또한 향과 맛을 만들어냅니다. 그런 만큼 효모는 술의 풍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통주 제조에 들어가는 효모는 대부분 수입산이었습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술이 아닌 빵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효모를 쓰기도 했습니다.
'수입산 제빵용 효모'가 들어간 전통 막걸리?
종류도 다양하고 대규모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춘 외국 효모가 여러 모로 유용하다 보니 국내 업체들이 손쉽게 수입해다가 쓴 건데, 이렇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정체불명의) '수입산 제빵용 효모가 들어간 전통 막걸리'를 마시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술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모 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우리 효모 개발의 장애가 됐습니다. 그런 효모 시장에 토종 효모를 선보인 건 국세청과 환경부였습니다. 효모를 개발하는데 국세청과 환경부라…좀 생뚱스럽죠? 그 이야기는 좀 뒤에 하기로 하고 어쨌든 두 기관의 합작으로 모두 6종의 술 빚는 효모가 선발됐습니다.
'산수유 열매 효모'로 빚은 탁주 2가지 맛
'참다래 열매'에서 찾은 맥주 전용 효모
효모 개발을 왜 국세청이 했을까
술맛도 알아봤으니 그럼 앞서 언급한 궁금점, 그러니까 왜 술 빚는 효모에 국세청이 나섰을까 하는 점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간단히 말해 우리나라 술 관리 주무 부처가 바로 국세청이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1909년 주세법이 제정된 이래 주류의 제조∙판매 면허관리, 세원관리, 주류 품질 및 규격관리까지 주류의 종합관리 부처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국세청인 만큼 산하에 주류면허지원센터를 두고 효모 양조 적합성 연구와 양조 기술 등을 연구해왔습니다. 하지만 기관 특성상 전통 효모를 발굴하는데 필요한 효모 균주 채집과 분리, 유전자 분석 등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국의 꽃과 열매, 누룩 등에서 분리한 미등록 우리 토종 효모 1,700여 균주를 보존하고 있었으나 이를 실용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두 기관이 손잡고 토종 효모 공동 발굴 연구를 수행한 끝에 결실을 거둔 건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효모 개발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단 6종 효모를 발굴하는데, 2012년 1월 효모 균주 채집 시작부터 2021년 12월 주류별 양조 효모 최종 선정까지 꼬박 1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주류, 특히 와인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기회 되실 때 10년 정성이 깃든 우리 효모가 만들어 낸 우리 술 한 번 맛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경남 거창군 제공, 연합뉴스)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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